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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내가 먹은 고혈압 약에도 혹시 발암 가능물질?

등록 2018-07-08 13:30수정 2018-07-08 20:19

식약처 ‘발사르탄’ 원료 사용 82개사 219개 품목 잠정 판매중지
최근 3년 동안 발사르탄 함유 제품의 2.8%가 해당 원료 사용
관련 전문가 “일단 약 먹되, 의사 만나 교체 상담 해야”
문제 의약품 목록은 식약처 누리집에서 확인 가능
중국에서 만든 고혈압 약 원료물질에 발암가능물질이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의약품안전청이 해당 원료가 들어간 고혈압 약을 회수 조치한데 이어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도 지난 7일부터 해당 원료가 들어간 고혈압 약에 대해 잠정 판매중지 및 제조·수입 중지 조치를 내렸다. 문제가 된 원료 물질 성분은 ‘발사르탄’인데 최근 3년 동안 국내에서 발사르탄이 들어간 제품 가운데 발암의심물질이 든 중국산 제품은 전체의 2.8%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전문의들의 말을 종합하면, 혈압을 정상 범위로 조절하는 고혈압약을 바로 끊으면 심장 및 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있는 만큼 혹시 해당 의약품을 처방받았다고 하더라도 일단 약은 먹되 빠른 시일 안에 처방한 의사를 만나 다른 약으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8일 식약처의 말을 종합하면, 식약처는 유럽에서 발암가능물질이 든 것으로 나타나 회수된 ‘발사르탄’을 원료로 사용하는 국내 82개사 219 품목에 대해 잠정 판매중지와 제조·수입 중지 조치를 했다. 중국에서 만든 ‘발사르탄’에는 불순물로 ‘엔(N)-니트로소디메틸아민’이 들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는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 인간에게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2A) 분류한 물질이다. 유럽의약품안전청은 지난 5일부터 해당 원료가 든 의약품을 회수 중이며, 해당 의약품에서 문제가 된 발암가능물질이 얼마나 나오는지와 이 약을 먹은 환자들에게 실제로 해를 끼치는 지에 대해 조사 중이다. 국내 식약처도 해당 불순물이 고혈압 약 원료에 들어간 원인과 발생 시기 등을 조사하고 있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회수·폐기 등 필요한 조치를 내릴 예정이다.

식약처의 자료를 보면 최근 3년 동안 국내에서 제조하는 발사르탄은 36만8169㎏이며, 수입은 11만6513㎏에 이른다. 이 가운데 수입 및 판매 중지된 해당 중국 제약사의 ‘발사르탄’은 최근 3년 동안 전체 제조·수입량의 2.8%(1만377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에서 많이 팔린 10대 고혈압 약 가운데 2개 제품에서 발사르탄을 원료로 사용했지만, 이 제품은 문제가 된 중국산 원료는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내에서 쓰인 발사르탄 함유 고혈압 약에서 문제의 발암의심물질이 얼마나 나왔는지 또는 실제로 이 약을 먹은 고혈압 환자에게 해를 끼쳤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면서도 “고혈압 약을 먹는 환자를 보호하기 위해 일단 판매 및 수입·제조 중단 조치부터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발사르탄이 든 모든 의약품은 의사 처방을 받아서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전문의약품이기 때문에 식약처 등 건강보험 당국의 조처로 앞으로 의사가 처방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이미 이를 처방받아 먹고 있는 환자는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이 따를 수밖에 없다. 식약처 관계자는 “해당 의약품을 먹고 있더라도 당장 복용을 중단하지 말고 신속하게 의사와 상의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혈압 분야 전문의들의 의견도 비슷하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고혈압의 합병증은 심장마비 등 심장질환과 뇌졸중 등 뇌혈관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이라며 “현재 해당 성분이 든 고혈압 약을 먹고 있더라도 일단은 먹되 신속하게 처방 의사를 만나서 다른 약으로 교체할 것으로 상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혈압 약은 혈압을 낮추는 방식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뉘며, 같은 성분이라도 수많은 제약사가 생산 또는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종류가 수천가지에 이른다. 중국산 원료를 써 문제가 된 발사르탄 함유 의약품 정보는 식약처 누리집(mfds.go.kr)에서 확인해 볼 수 있으며, 해당 제품과 관련성이 의심되는 부작용이나 이상 증상이 생기면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drugsafe.or.kr)에 신고하면 된다.

김양중 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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