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권덕철 차관(오른쪽에서 세번째)과 박명수 보건성 국가위생검열원장(왼쪽 세번째)이 7일 오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열린 남북 보건의료협력 분과회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동철 보건성 부국장, 박철진 조평통 참사, 박명수 보건성 국가위생검열원장,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 김병대 통일부 인도협력국장, 권준욱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 개성/사진공동취재단
남북이 전염병 유입과 확산을 막기 위해 올해 안에 결핵·말라리아 등 전염병에 대한 정보를 시범적으로 교환하기로 했다. 향후 전염병 공동대응체계를 구축하고 기술 협력 등 필요한 대책도 세워나갈 예정이다. 11년 만에 재개된 보건의료 분야 남북회담에서 나온 첫 합의다.
7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열린 ‘남북 보건의료 분과회담’에서 남북 대표단은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4개 항목에 대해 합의하고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과 박명수 보건성 국가위생검열원장을 각각 수석대표로 하는 남북 대표단은 이날 오전과 오후에 걸쳐 2차례 회담을 진행했다. 앞서 10월15일 열린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남북은 전염병 공동대응체계 구축을 위한 논의를 시작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남북 보건의료 협력방안을 모색해 ‘한반도 건강공동체’를 구현한다는 데 합의한 바 있다.
우선, 남북은 올해 안에 전염병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기로 했다. 그동안 북한의 전염병 실태는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되긴 했으나, 남북이 따로 정보를 공유하지는 않았다. 북한의 결핵 발병률은 남쪽보다 6.7배가량 높고, B형 간염 유병률도 3.6배에 이른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은 “공동 현장방문이나 인적교류 등 다양한 방법이 있겠으나 이후 실무 접촉을 통해 최종결정할 예정”이라며 “남북이 매우 가까운 거리이고 사람이 통제할 수 없는 곤충이나 모기 등을 통해 (말라리아 등) 전염력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에 남북이 힘을 모아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남북은 결핵과 말라리아 등 전염병의 진단과 예방 치료를 위해 협력하며, 앞으로 중장기적으로 방역 및 보건의료 협력사업을 다양한 방식으로 적극 추진해나가기로 했다. 또한 전염병 공동대응 및 보건의료 협력사업을 효과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정례적인 협의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박명수 보건성 국가위생검열원장은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각종 전염병으로부터 겨레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나가려는 서로의 소중한 의지를 확인하고 소중한 첫 합의를 이룩했다”며 “이를 토대로 북남 보건의료 협력과 교류의 성과가 더욱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보건회담에는 권덕철 차관과 권준욱 복지부 건강정책국장, 김병대 통일부 인도협력국장이 남쪽 대표로 참석했다. 북쪽에선 박명수 원장과 박동철 보건성 부국장, 박철진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참사 등이 배석했다. 남북이 보건 관련한 회담을 개최한 것은 2007년 12월 남북 보건의료·환경보호 협력 분과위원회가 열린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황예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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