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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줄기세포 파문’…국가신인도 추락·과학계 치명적 타격

등록 2005-12-15 22:33수정 2005-12-16 00:11

황우석 서울대 교수
황우석 서울대 교수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이 15일 “황우석 교수팀의 2005년 <사이언스> 논문에 줄기세포가 없다”고 밝힌 데다 황 교수팀이 이미 이 논문의 철회를 사이언스에 요청한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사회적 파장과 함께 한국의 총체적인 국가신인도의 추락 등 전방위적 후폭풍이 일 것으로 보인다. 국내 과학계의 엄청난 대외신뢰 추락 및 국내외의 줄기세포 연구의 퇴보는 물론 지지자들의 정신적 충격, 배아줄기세포 관련 주식시장의 동요도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과학계 신뢰 대타격 =가장 타격을 받게 되는 곳은 국내 과학계, 특히 생명공학계다. 생명공학계는 황 교수팀의 줄기세포 논문 발표로 세계 과학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줄기세포 분야에서는 우리나라가 세계 연구의 중심이 될 정도로 주변국은 물론 세계의 부러움을 샀다.

하지만 황 교수팀의 연구 성과가 결국 거짓이거나 이에 가까운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세계 과학계는 한국이 어떤 주목받을 논문을 내놔도 믿지 못하는 상황이 올지 모른다. 이런 외국 과학계의 불신은 앞으로 한국 과학계의 외국 연구진과의 공동연구에도 큰 차질이 예상된다. 이로 인한 한국 과학계의 퇴보는 돈으로 도저히 계산할 수 없다. 더불어 황 교수팀의 논문 철회는 국내외의 줄기세포 연구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민적 충격 등 사회적 혼란 =황 교수팀의 사이언스 논문 철회가 가져올 충격도 엄청나다. 그동안 누리꾼들은 물론 일반 국민은 황 교수 쪽 논문의 진정성을 놓고 지지와 의혹으로 양분돼 논쟁을 벌였다. 한쪽에서는 한국 과학계는 물론 우리나라를 빛낸 영웅으로 떠받든 데 비해 다른 한쪽에서는 생명윤리상의 문제점과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검증을 요구했다.

이런 국론분열 양상은 언론과 사회단체를 축으로 보·혁 대결로 치달았다. 이 과정에서 일부 광적인 지지자들은 그를 비판하는 매체에 뭇매를 가했다. 이 때문에 결국 엠비시 피디수첩은 언론의 취재윤리까지 더해지면서 프로그램 폐지의 위기까지 몰렸다. 결국 황 교수팀이 논문의 문제점을 사실상 인정하고 철회를 요청함에 따라 지지자들은 한동안 큰 정신적 충격 상태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메가톤급 후폭풍 =황 교수팀의 논문 철회가 가져올 파장은 과학계나 언론, 지지 및 반대자 등 학계와 사회적 파장에만 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배아줄기세포 관련 주가의 동요 등 주식시장에 영향을 주고, 정부와 정당의 책임론 제기 등 정국에도 불똥이 튈 것으로 보인다. 황 교수 연구의 진정성에 대한 신중한 검토 없이 수많은 세금을 쏟아부은 정부의 책임은 피할 수 없다. 민주노동당을 제외한 대부분의 정당들은 황 교수의 국민적 인기가 급상승하는 것에 비례해 그에 대한 지지와 지원을 다투어 밝히면서 황 교수를 인기몰이의 도구로 이용해 왔다. 결국 황 교수의 논문이 사실상 ‘거짓’에 가까운 것으로 밝혀지면서 정부와 정당도 동반 신뢰 추락을 모면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윤성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황 교수 개인의 파멸이 문제가 아니라, 한국 생명과학뿐 아니라 한국의 모든 논문을 전 세계가 의심의 눈으로 볼 것”이라면서 “황 교수가 다 거짓말이라면 지금까지 이를 지원했던 정치인, 청와대 모두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겨레> 사회부 이창곤 기자 g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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