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CP “진실은 참혹하고 아플 수 있지만 결국 승리”
YTN, “우리 취재접근방식 문제있어…참담한 분위기”
“여러분, 이 뉴스를 어떻게 전해 드려야 할까요.”
15일 밤 9시 <문화방송> ‘뉴스데스크’ 엄기영 앵커의 들어가는 말은 긴박하게 돌아간 이날 문화방송의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문화방송은 이날 온종일 긴박하게 돌아갔다. 분위기가 갑자기 달아오른 건 저녁 6시 가까이. 문화방송 취재진이 “2005년 5월 <사이언스> 논문에 발표된 줄기세포가 지금은 전혀 없다”는 내용으로 노성일 미즈메디 병원 이사장을 인터뷰한 뒤부터였다.
즉각 최문순 사장이 주재한 긴급 임원회의가 열렸다. 상당수 임원들은 ‘인터뷰 내용이 정말이냐’며 믿을 수 없다는 듯 공황같은 분위기였다고 한 참가 임원은 전했다. 하지만 사장은 전격적으로 후속편 방송을 결정했고, 임원들은 결정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윤영관 편성본부장은 “<인터넷한겨레>가 1보로 보도한 ‘황우석 줄기세포 없다’는 내용을 프린트로 뽑아 각 임원들이 나눠 본 뒤, 후속보도를 하게된데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결국 문화방송은 이날 저녁 6시5분 방송된 라디오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서 피디수첩 방영 일정을 공지했다. 문화방송은 ‘특집 피디수첩은 왜 재검증을 요구했는가’를 긴급히 편성해 드라마 ‘영재의 전성시대’ 시간에 70분동안 특집 프로그램을 내보냈다.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 진위 논란을 추적한 ‘피디수첩’ 최승호 책임피디는 이날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빨리 2편이 방영될 줄 몰랐다”며 “진실은 때로는 계속 참혹하고 아플 수 있지만 결국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피디는 “처음 취재를 시작했을 때 우리팀은 상식의 저항을 받을 만큼 혼돈스러웠으나 사실을 추적하면서 확신을 하게 됐다”며 “그러나 이로 인해 난치병 환자 등 피해를 입게 된 분들한테는 미안함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날 최 피디와 한학수 피디는 취재윤리 위반으로 징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열린 방송위원회 보도교양심의위원회에 출석해 피디수첩 방영 사실을 알게 됐다.
시사교양국의 한 피디는 “힘든 시간이 지났지만, 진실이 이긴다는 진리가 다시 한번 확인돼서 기쁘다”며 “하지만 취재 윤리와 관련한 것들도 재정립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드라마국의 한 피디는 “취재 윤리 부분은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내용까지 묻혀버리는 분위기에 절망했는데 이젠 진실이 밝혀졌으니 차분히 정리할 때”라고 말했다.
문화방송은 들뜬 분위기였다. 최 사장은 신종인 부사장, 윤 편성본부장 등 간부들과 함께 이날 밤 9시30분께 방송센터로 와 시사교양국과 보도국, 노조사무실 등을 돌며 직원들을 격려했다. 반면, <와이티엔>은 가라앉은 분위기였다. 와이티엔의 한 기자는 “우리의 취재접근 방식이 결과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며 “회사 전체적으로 참담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정혁준 윤영미 김진철 기자 june@hani.co.kr
특집 PD수첩 보도내용은? 논문 조작 제보한 연구자 인터뷰 내보내 문화방송은 15일 밤 10시에 편성된 ‘특집 PD수첩은 왜 재검증을 요구했는가’를 통해 황우석 교수팀이 줄기세포를 부풀렸다는 연구원 인터뷰 내용 등을 보도했다. 최진용 문화방송 시사교양국장이 혼자 나와서 진행했다. ‘특집 피디수첩’에선 줄기세포 부풀리기에 대한 황 교수팀 연구원의 직접 인터뷰와 줄기세포가 조작되었음을 제보한 최초 연구자의 인터뷰 내용 등을 담았다. 피디수첩팀이 취재에 뛰어든 것은, 한 제보자가 보낸 이메일 때문이었다. 이메일에는 “이건 사실이 아닌데… 진실은 언젠가 밝혀진다”며 논문조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사이언스> 논문에 깊숙이 관여된 인물이었다. 이어 논문에 참여한 25명이 한 일에 대해서도 검증했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이 뚜렷한 구실을 하지 않았고 줄기세포를 직접 보았다는 사람을 찾지 못했다. 논문의 제2 저자인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도 줄기세포를 보지 못했고, 제럴드 섀튼 교수도 줄기세포를 본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한달반 만에 검증을 끝내 버린 <사이언스>의 검증 체계도 비판했다. 줄기세포의 디엔에이지문 감식 결과와 황 교수가 줄기세포를 특허출원하지 않은 의혹 등도 제기했다. 피디수첩팀은 줄기세포를 입증하기 위한 검증을 줄기세포가 아닌 것으로 했다는 의혹도 지적했다. 또 테라토마 사진의 진위 여부 등 논문에 실린 각 데이터에 대한 정밀검증도 했다. 피디수첩팀은 테라토마 사진을 찍은 김아무개 연구원과 인터뷰 중간 “검찰 수사가 시작될 것이다. 황 교수님만으로 정리했으면 좋겠다. 젊은 분들이 다치는 걸 원하지 않는다”는 등 취재윤리 문제가 지적된 장면도 내보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문화방송은 들뜬 분위기였다. 최 사장은 신종인 부사장, 윤 편성본부장 등 간부들과 함께 이날 밤 9시30분께 방송센터로 와 시사교양국과 보도국, 노조사무실 등을 돌며 직원들을 격려했다. 반면, <와이티엔>은 가라앉은 분위기였다. 와이티엔의 한 기자는 “우리의 취재접근 방식이 결과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며 “회사 전체적으로 참담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정혁준 윤영미 김진철 기자 june@hani.co.kr
특집 PD수첩 보도내용은? 논문 조작 제보한 연구자 인터뷰 내보내 문화방송은 15일 밤 10시에 편성된 ‘특집 PD수첩은 왜 재검증을 요구했는가’를 통해 황우석 교수팀이 줄기세포를 부풀렸다는 연구원 인터뷰 내용 등을 보도했다. 최진용 문화방송 시사교양국장이 혼자 나와서 진행했다. ‘특집 피디수첩’에선 줄기세포 부풀리기에 대한 황 교수팀 연구원의 직접 인터뷰와 줄기세포가 조작되었음을 제보한 최초 연구자의 인터뷰 내용 등을 담았다. 피디수첩팀이 취재에 뛰어든 것은, 한 제보자가 보낸 이메일 때문이었다. 이메일에는 “이건 사실이 아닌데… 진실은 언젠가 밝혀진다”며 논문조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사이언스> 논문에 깊숙이 관여된 인물이었다. 이어 논문에 참여한 25명이 한 일에 대해서도 검증했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이 뚜렷한 구실을 하지 않았고 줄기세포를 직접 보았다는 사람을 찾지 못했다. 논문의 제2 저자인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도 줄기세포를 보지 못했고, 제럴드 섀튼 교수도 줄기세포를 본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한달반 만에 검증을 끝내 버린 <사이언스>의 검증 체계도 비판했다. 줄기세포의 디엔에이지문 감식 결과와 황 교수가 줄기세포를 특허출원하지 않은 의혹 등도 제기했다. 피디수첩팀은 줄기세포를 입증하기 위한 검증을 줄기세포가 아닌 것으로 했다는 의혹도 지적했다. 또 테라토마 사진의 진위 여부 등 논문에 실린 각 데이터에 대한 정밀검증도 했다. 피디수첩팀은 테라토마 사진을 찍은 김아무개 연구원과 인터뷰 중간 “검찰 수사가 시작될 것이다. 황 교수님만으로 정리했으면 좋겠다. 젊은 분들이 다치는 걸 원하지 않는다”는 등 취재윤리 문제가 지적된 장면도 내보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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