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사진 속출 ‘가짜’ 심증 굳혀
노성일 미즈메디 병원 이사장의 충격 발언은 15일 오전 노 이사장이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있던 황우석 교수를 방문해 줄기세포의 진위 여부를 놓고 격렬한 언쟁을 벌인 이후에 불거진 것으로 알려졌다.
노 이사장은 이날 자신의 연구진들도 관련된 논문사진의 중복과 관련해 황 교수를 방문했다.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노 이사장은 배아줄기세포의 진위를 밝힐 것을 황 교수에게 강하게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황 교수는 ‘줄기세포 연구성과는 있다. 보관 과정에서 훼손된 것 같다. 현재 확인중이다’라는 취지의 말을 하며, 결국 ‘현재 남아있는 줄기세포는 없다’고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노 이사장은 줄기세포의 진위에 대해 거듭 확인을 요구했다.
황 교수는 “현재 확인 안된 줄기세포주가 몇개 있다. 확인중”이라고 되풀이했으며, “연구과정의 모든 데이터 등이 있어 검증하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해졌다. 하지만 노 이사장은 줄기세포의 진위에 대해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못하는 황 교수와 끝내 격렬한 언쟁을 벌였고,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줄기세포에 대해 자신이 파악한 것을 폭로했다.
노 이사장이 이날 줄기세포의 진위에 대해 폭로한 것은 자신의 연구진들까지 관여된 논문의 사진중복이 결정적 구실을 한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연구원이었던 김선종이 사진 부풀리기로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됐을뿐만 아니라, 이날 또다른 연구원의 논문에서도 황 교수팀의 2005년 줄기세포 사진이 겹쳤기 때문이다. 즉 황 교수팀이 미즈메디 병원이 배양하던 수정란 줄기세포의 사진을 가져다 썼다는 심증이 굳어졌기 때문이다.
한편, 황 교수는 이날 서울대병원 4510호 병실에서 병실 불도 켜지 않은 채 이병천 서울대 교수 등 최측근들과 함께 대책을 논의했다. 취재진의 접근을 철저히 차단한 가운데 황 교수와 함께 병실에서 대책을 논의하던 측근들은 때로는 병실에서 나와 황급히 어디론가 가는 등 병실 주변에는 밤새 긴박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황 교수팀의 핵심인 강성근, 안규리 교수 등은 모두 휴대전화를 받지 않고 언론과 접촉을 피했다. 40여명에 이르는 취재진들만 밤새 북적댔다. 이창곤 정의길 기자 g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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