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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인공혈관 공급업체 고어 “인공혈관 20개 당장 공급”

등록 2019-03-11 19:53수정 2019-03-12 09:23

급한 치료 필요한 환자들 곧 수술받을 듯
완전 공급은 정부 및 환자단체와 추후 논의
환자단체, 환영하면서도 모든 재료 공급 요구
정부, 필수 의료기기·약 철수 건의키로
다국적 의료업체 고어사가 11일 소아 심장질환 수술에 필요한 인공혈관 20개를 즉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선천성 심장질환이 있어 치료가 필요하지만 인공혈관이 없어 수술을 무기한 연기해야 했던 아이들이 조만간 수술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한겨레> 7일치 1면)

환자단체와 정부는 환영의 뜻을 보이면서도 재공급의 구체적인 시기와 수술에 필요한 모든 종류의 제품이 공급되는지 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아이들의 선천성 심장질환 수술에 필요한 인공혈관 등을 공급해오던 고어사는 2017년 10월 한국에서 의료사업부를 철수했으며, 최근 병원에서 미리 확보해둔 인공혈관 재고가 바닥나면서 소아 심장질환자들의 수술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날 고어사가 소아 심장 수술에 꼭 필요한 소아용 인공혈관 20개를 즉시 공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보건당국이 미국의 고어사 본사를 방문하기 위해 일정을 협의하는 서한에 고어사가 답을 한 것이다. 고어사는 철수 이전처럼 모든 치료 재료를 공급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정부와 대화를 통해 가능하면 이른 시일 안에 해결한다는 입장이다. 식약처는 “20개 우선 공급은 1주일에서 10일 정도 걸릴 것 같다”며 “이르면 이번주 안에 미국에서 만나 전체 공급을 논의하는데, 의료계에서 요청한 재료는 모두 공급받는 쪽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고어사는 이날 오후 공식 입장문을 내어 “2017년 한국 시장에서의 의료기기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으며 이후 환자 가족, 의료단체 및 정부 관계자들로부터 이런 결정에 대한 재고 요청이 있었다”고 설명한 뒤 “고어사만이 제공 가능하며 의료상 필수적이라고 여겨지나 한국 시장에서는 대체품이 없는 의료기기에 대해서는 제한적으로 재공급하는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어사는 인공혈관의 재공급 시기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며, 2017년 시장 철수 이유도 언급하지 않았다.

고어사는 아이들의 심장 수술에 필요한 인공혈관의 종류와 양을 파악하고 재공급에 필요한 한국의 규제 요구 사항을 준수할 수 있도록 의사, 환자 변호 단체, 정부 관계자들과 협의하고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환자단체, 의사들이 꼭 필요하다고 재공급을 요청한 제품들의 종류에 대해 고어사 쪽은 일부 제품은 다른 제조사를 통해 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 의견 차이가 있었다.

정부와 환자단체는 환영의 뜻을 보이면서도 수술에 필요한 인공혈관의 모든 종류와 양이 공급되도록 논의한다는 입장이다. 이번에 재고가 바닥난 인공혈관은 2016년의 경우 50개가 국내에서 사용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미국 고어사 본사와의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좋은 소식”이라고 밝혔다. 안상호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대표는 “지난 주말 전화통화에서 고어사는 아이들의 심장 수술에 당장 필요한 인공혈관은 공급한다는 입장을 보였다”며 “해당 종류의 인공혈관이 없어 수술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의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또 “다만 구체적인 공급 시기가 확정되지 않아 이를 논의하고 있고, 필요한 인공혈관의 일부 종류에 대해 국내 의료진과 고어사 사이에 의견 차이가 있어 2017년 철수 이전처럼 심장수술에 필요한 인공혈관 등을 모두 공급하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어사처럼 희귀 의약품과 치료 재료를 독점 생산·공급하는 다국적 의료업체 문제와 관련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2019년 보건복지부 업무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5월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에서 이 문제를 정식 어젠다로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다국적 의료업체와 정부 사이에 가격, 허가·심사 등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갈등을 풀어갈 해법을 국제적으로 찾겠다는 뜻이다. 박 장관은 “다국적 제약사, 의료기기 업체들이 독점 공급하는 제품에 대해서 여러가지 독과점 횡포를 부리고 있다”며 “독점 제품의 경우엔 한 국가의 힘만으로 대처하기가 정말 어려워, 다른 정부와의 공동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황예랑 김민제 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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