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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국내 첫 유전자 치료제 판매 중단 파장…관리당국 책임 목소리 커져

등록 2019-04-02 16:40수정 2019-04-02 20:31

지난달 31일 ‘인보사’ 판매 잠정 중단키로
원래 주입할 세포 아닌 다른 세포 발견돼
국내 아닌 미국에서 임상시험 때 발견
보건의료단체들 “식약처 관리감독 허술”
국내 첫 유전자 치료제의 주요 성분이 허가 당시와 다르다는 점이 미국에서 확인돼 지난 31일 해당 치료제의 국내 유통과 판매가 중단된 가운데, 국내 관리당국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 임상시험에서 치료제 성분의 잘못이 판명되기 전까지 국내 관리당국은 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2일 보건의료단체들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말을 종합하면, 중등도로 진행된 골관절염의 치료에 쓰이는 유전차 치료제인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주요 성분 세포 가운데 1개가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와 다르다는 점이 확인됐다. 허가 당시 자료에서는 연골세포였지만 최근 미국 임상시험에서 이는 신장에서 유래된 세포인 것으로 추정됐다. 식약처는 인보사를 제조하는 코오롱생명과학에 이에 대한 제조·판매 중지를 요청했고,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31일 유통·판매를 중지했다.

골관절염의 경우 노화 과정에서 연골이 닳아져 관절의 통증이나 기능 이상 등이 생긴다. 인보사는 증식을 빠르게 만드는 유전자를 넣은 연골세포가 들어 있어 관절염을 치료한다고 알려졌지만, 미국에서 밝혀진 바로는 이 세포가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에서 유래된 세포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대해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1일 2007년 허가 당시와 현재 인보사의 세포는 달라진 것이 없지만, 그 사이 유전자를 분석하는 기술의 발전으로 해당 세포가 신장 유래 세포로 확인됐기 때문에 애초 이름을 잘못 붙인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식약처는 미국의 임상시험에 쓰인 인보사는 국내 유통되는 것과 다른 제조소에 만들어지기 때문에 국내 유통 중인 인보사에 대한 검사를 하고 있으며 오는 15일 나오는 이 결과에 따라 후속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보건의료단체들은 유전자 치료제의 임상시험과 허가 과정에서 식약처의 허술한 관리감독을 지적하고 나섰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날 성명서를 내어 인보사의 최초 임상시험부터 허가 후 판매가 시작된 지금까지 약 11년동안 식약처는 인보사 성분을 잘못 표기했는지 알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건약은 “어떤 성분인지도 몰랐던 제품에 대해 그동안 써봤더니 괜찮았다는 식약처의 발표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식약처는 인보사 허가를 즉각 취소하고 이 제품을 투약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부작용 등에 대해 정밀 조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도 “식약처가 ‘묻지마 규제완화’로 생명과 안전을 산업과 이윤보다 뒷전으로 놓는다면 이 정부가 박근혜 정부와 뭐가 다른가”고 비판한 뒤 “스스로 허가를 내 준 식약처에 대한 감사 등을 통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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