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연골세포 아닌 신장세포 발견”
종양 일으킬 수 있어 안전성 의심
환자 부작용 모두 추적 조사키로
환자단체 “허가 과정부터 의문
감사원 감사 통해 진실 밝혀야”
종양 일으킬 수 있어 안전성 의심
환자 부작용 모두 추적 조사키로
환자단체 “허가 과정부터 의문
감사원 감사 통해 진실 밝혀야”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로 허가받아 골관절염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인보사케이주’(인보사)에 대한 보건당국의 조사에서 주요 효능을 나타내는 세포가 다른 세포로 바뀐 사실이 확인됐다. 골관절염은 연골이 닳아 없어져 생기는데, 인보사는 증식을 빠르게 하는 유전자를 넣은 연골세포가 있어 골관절염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효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연골세포 대신 신장세포가 발견돼 종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의심마저 받게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오롱생명과학의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에 대한 중간조사 결과 주요 성분 가운데 한 성분이 허가 당시의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15일 밝혔다. 식약처는 제조사로부터 인보사의 주요 성분이 다른 세포로 추정된다는 보고를 받은 뒤 국내 유통 중인 인보사와 함께 세포은행에 보관된 세포 등을 수거해 유전학적 검사를 했다. 앞서 미국의 임상시험에서 인보사에 연골세포 대신 신장세포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돼 지난달 31일 국내 유통이 중단됐다.
2017년 내준 인보사 허가에 대해 식약처는 “허가 신청 당시 코오롱생명과학이 제출했던 서류 일체를 재검토해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 이번에 문제가 된 주요 성분이 연골세포임을 보여주고 있고 신장세포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없었다”며 “이런 결과는 지난 9일 세포·유전자 치료제 분야 전문가 위원회에서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현재 시판된 제품의 주요 성분이 연골세포에서 신장세포로 바뀐 이유 등에 대해 자체 실험 등 추가 조사를 할 계획이다. 인보사 개발사인 미국 코오롱티슈진 등에 대한 현지실사를 통해 최초 개발 단계부터 신장세포였는지 여부도 확인할 방침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개발 단계부터 허가 과정까지 세포 변경의 이유를 종합적으로 밝혀야 품목 취소나 변경과 같은 행정처분을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주사받은 환자들에 대한 조사도 크게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145건의 임상시험 대상에 대해서만 장기 추적조사를 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추가 임상시험 대상(105건)과 허가 뒤 투여 환자 전체(3707건)를 대상으로 추적조사를 15년 동안 실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환자단체 등에서는 식약처가 재조사를 하는 문제 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내어 “인보사에 든 신장세포는 종양을 일으킬 수 있어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약의 원료로 사용이 금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1번 주사에 450만~700만원을 들이고 치료를 받았던 환자들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 단체는 “개발 뒤 약 11년 동안 제조사와 식약처가 다른 세포가 들어 있는 사실을 몰랐다”며 “개발 당시부터의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식약처가 아닌 감사원에서 감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식약처 조사에 투명하게 임하겠다면서도 각종 위험성은 부인했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임상 과정에서 방사선 조사를 해서 종양 가능성은 낮다”며 “그래도 불안하다면 (투여자의) 혈액검사를 통해 (인보사가) 실제 인체에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신다은 기자 himtrain@hani.co.kr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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