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 해외여행 때 홍역 예방 주의 당부
필리핀에서 올해 2만8천여명 홍역에 걸려 389명 사망
20~30대라도 예방접종력 없으면 한번이라도 맞아야
필리핀에서 올해 2만8천여명 홍역에 걸려 389명 사망
20~30대라도 예방접종력 없으면 한번이라도 맞아야
필리핀이나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여행할 계획이 있다면 홍역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권고가 나왔다. 최근에는 일본이나 유럽의 많은 국가에서도 홍역 환자 발생이 늘고 있어 마찬가지로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본부는 23일 동남아, 유럽 등 세계적으로 홍역이 유행하고 있어 해당 국가로 여행계획이 있는 사람들 가운데 홍역 예방접종을 받지 않았다면 접종 뒤 출국할 것을 당부했다. 질병관리본부 자료를 보면 최근 국내 여행객들의 방문이 많은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홍역 유행이 계속되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올해 지난 4월5일까지 2만8362명의 홍역 환자가 신고됐고 이 가운데 389명이 사망했다. 환자와 사망자 대부분이 5살 미만이었고, 환자의 90%는 예방접종을 받은 적이 없었다. 베트남에서는 올해 지난 3월27일까지 1560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했고, 이들 환자의 96%는 예방접종력이 없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같이 홍역 퇴치국 인증을 받았지만, 해외 유입 사례로 올해 지난 4월10일 기준 홍역 환자가 모두 382명 발생했다. 유럽에서도 2016년 루마니아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 유행이 지속 중이다.
우리나라는 2015∼2018년 4년 동안 홍역 환자는 한해 10건 안팎이었으나, 해외 여행을 하다가 홍역에 걸리거나 홍역에 걸린 외국인의 국내 방문으로 올해 지난 21일 기준 모두 147명이 홍역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 여행을 다녀온 뒤 홍역이 나타난 경우를 국가별로 구분해 보면 베트남이 20건으로 가장 많았고, 필리핀 13건, 태국·우크라이나 2건 등 순으로 나타났다. 유럽과 대만, 마다가스카르, 캄보디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싱가포르도 1건씩 있었다.
질병관리본부는 홍역은 예방접종으로 충분히 예방 가능하다며 유행 지역 방문 전 엠엠아르(홍역·볼거리·풍진 혼합)백신을 2번 모두 접종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최근 해외 여행 뒤 홍역에 걸린 국내 환자들에는 20∼30대 환자가 계속 나오고 있어, 홍역을 앓은 적이 없거나 예방접종 2회 접종기록이 없다면 이 나이대도 출국 전 최소 1회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현재 홍역 표준예방접종 일정은 생후 12∼15개월 1차 접종 뒤 4∼6살에 2차 접종을 받는 것이다. 하지만 유행국가 여행을 하려면 12개월보다 어린 생후 6∼11개월 영아라도 1회 접종 뒤 출국하는 것이 권고된다. 홍역의 경우 호흡기 분비물을 통해 전파되므로, 홍역 환자가 있는 나라를 여행할 때에는 철저한 손 씻기를 실천해야 한다.
홍역 유행국가를 여행한 뒤 입국할 때 발열, 발진 증상이 있다면 국립검역소 검역관에게 신고해야 한다. 귀국 뒤에도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에 문의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우리나라의 경우 어린이 홍역 예방 접종률이 1~2차 모두 약 98%로 높아 대규모 유행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면서도 “홍역이 해외에서 유입되지 않도록 해외 여행객은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줄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김양중 기자 himtrain@hani.co.kr
홍역 발진이 배에 나타난 모습. 자료 : 미국질병관리본부
자료 : 질병관리본부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