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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환경오염 탓? 성조숙증으로 진료받는 환자 해마다 늘어

등록 2019-05-20 12:01수정 2019-05-20 16:02

건강보험공단, 최근 5년 치 성조숙증 진료 자료 분석
2013년 6만7천명→2017년 9만5천여명
여자 아이가 전체 환자의 90%로 월등히 많아
“환경오염·식생활 변화로 인한 비만 등이 원인”
최근 5년 동안 성조숙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해마다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성조숙증은 또래 아이들보다 사춘기가 2년 이상 빨리 나타나 뼈의 성장이 일찍 멈춰 성인 키가 작아지는 증상을 말하며, 최근 환경오염과 식생활 변화로 인한 비만 등이 빠른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2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3~2017년 성조숙증에 대한 건강보험 진료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성조숙증 진료 인원은 2013년 6만7021명에서 2017년 9만5401명으로 늘었다. 5년 동안 약 42.3%가 증가한 것이다. 성별로는 남자 아이는 같은 기간 5935명에서 9595명으로 3669명이 늘어난 데 견줘, 여자 아이는 같은 기간 6만1086명에서 8만5806명으로 2만4720명이 증가했다. 여자 아이가 전체의 90%로 월등히 많지만, 최근 증가 비율은 남자 아이가 한 해 평균 12.8%로 여자 아이의 8.9%보다 높았다. 여자 아이가 성조숙증을 많이 겪는 이유는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정인혁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국내외 연구들에서 성조숙증이 나타난 비율은 여자 아이가 남자 아이보다 10~30배 많은 것으로 조사돼 있다”며 “그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여성 호르몬과 비슷한 환경 호르몬이 많이 발견되고 비만의 경우 지방 세포에서 여성 호르몬을 분비하는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2013~2017년 성조숙증 진료 인원 변화. 자료 : 국민건강보험공단
2013~2017년 성조숙증 진료 인원 변화. 자료 : 국민건강보험공단
최근 성조숙증 진료 인원이 많이 늘어나는 것은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다. 미국과 유럽 여러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증가의 이유로는 남녀 모두 산업화에 따른 환경오염, 식생활 변화로 인한 비만의 증가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또 사춘기가 빨리 시작되는 경향을 타고난 점도 지목된다.

성조숙증이 있어도 그대로 두면 최종 성인 키가 작아질 뿐만 아니라, 여자 아이의 경우 유방암의 발병 위험이나 불임이 나타날 가능성이 다소 높아진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성조숙증의 주요 증상은 여자 아이의 경우 8살 이전에 가슴이 커지기 시작하는 등 사춘기 증상을 보이고, 남자 아이는 9살 이전에 고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성조숙증을 의심해야 한다. 성조숙증의 예방에 대해 정 교수는 “환경 호르몬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회용품의 사용을 줄이고, 인스턴트 식품을 덜 먹으며 적절한 영양 상태를 유지해 비만에 빠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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