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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인보사’ 허가 취소…환자들 25억 손배소 <관절염 유전자치료제>

등록 2019-05-28 19:29수정 2019-05-28 19:57

식약처, 코오롱생명과학 형사고발
“세포 뒤바뀐 사실 알고도 숨겼다”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는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인보사의 제조사인 코오롱 생명과학은 허위 작성된 자료에 대해 수사를 받아야 하며 인보사를 허가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대해서도 특별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 제공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는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인보사의 제조사인 코오롱 생명과학은 허위 작성된 자료에 대해 수사를 받아야 하며 인보사를 허가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대해서도 특별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 제공
보건당국이 코오롱생명과학이 만든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에 대한 허가를 취소했다. 인보사는 관절염 치료에 주요 효능을 가진 연골유래세포가 들어 있다고 허가를 받았으나, 실제로는 종양을 일으킬 수 있는 신장유래세포(293세포)로 뒤바뀐 사실이 드러나 판매가 중지된 상태였다. 최고 700만원을 내고 투약한 관절염 환자들은 25억원에 이르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28일 빠른 성장 속도를 가진 연골유래세포가 아니라 신장유래세포(293세포)가 들어 있는 사실이 드러나 인보사 품목 허가를 취소하고 코오롱생명과학을 형사고발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말 코오롱생명과학으로부터 ‘성분이 바뀌었다’는 통보를 받은 식약처는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의 진위 등을 확인하기 위해 코오롱생명과학에 관련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또 식약처 자체 검사, 코오롱생명과학에 대한 현장조사와 함께 지난 20~24일 미국 임상시험에 대한 현지 실사도 했다.

그 결과 코오롱생명과학은 허가 당시 연골세포임을 증명하는 자료를 허위로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고, 2017년 허가 직후부터 인보사의 주요 성분이 뒤바뀐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으로부터 2017년 7월13일 전자우편(이메일)으로 세포가 뒤바뀐 사실을 통보받았으며, 이 날짜는 식약처의 인보사 품목허가(2017년 7월12일) 하루 뒤다. 강석연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은 “이메일로 보아 코오롱 쪽은 당시에도 해당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된다”며 “허가 하루 뒤에 알았더라도 도의적으로 밝히는 게 상식적인 행동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식약처의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의 성분이 연골유래세포에서 신장유래세포로 바뀐 경위와 이유에 대해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인보사 주사를 맞은 환자 244명은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에 공동소송 소장을 냈다. 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오킴스는 인보사 투약 환자 375명이 소송에 참여한다는 의사를 밝혔고 이 가운데 소장 접수 서류가 완비된 244명부터 우선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손해배상 청구 금액은 위자료와 주사제 가격 등을 고려해 총 25억원 수준이지만 변론 과정에서 손해배상 청구 금액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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