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왼쪽)과 문신용 서울대 산부인과 교수가 21일 오후 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 연구를 검증하고 있는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대 수의과대학에 들어오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이종근 기자, 사진공동취재단 root2@hani.co.kr
1차 발표 23일로 연기…22일 이전에 DNA분석 의뢰
노성일·문신용·한학수 조사…필요하면 대질도 고려
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 연구를 검증하고 있는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황 교수팀에 대한 1차 면담 조사에 이어 21일 2005년 논문 공동저자들 가운데 핵심 인사들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위는 이날 오후 1시40분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을 시작으로 오후 4시40분 문신용 서울대 산부인과 교수, 저녁 8시 한학수 <피디수첩> 피디를 불러 조사했다. 그러나 애초 예상됐던 이들의 ‘대질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황 교수 연구팀 조사 상황=조사위는 미국 피츠버그에 있는 김선종·박종혁씨를 뺀 팀원 모두를 조사했다. 이에 따라 논문의 진위에 어느 정도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강성근·이병천 교수는 사진 조작을 사전에 알았는지와 줄기세포 추가 배양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 교수가 “줄기세포를 직접 관리했다”고 밝힌 권대기씨 등 연구원 4명은 줄기세포를 실제로 봤는지, 몇개나 수립됐는지에 대해 조사받았다. 조사위는 22일 이전에 해동된 줄기세포와 테라토마의 디엔에이 지문 분석을 전문 기관 3곳에 의뢰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주말께 논문의 진위와 줄기세포 원천기술 확보 여부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오후 2시40분께 디엔에이 분석장비인 전기영동기와 포토프린터 등이 수의대에 반입돼, 조사위가 디엔에이 분석 작업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관련자 조사 확대=윤현수 교수는 이날 ‘줄기세포 바꿔치기 의혹’에 대해 조사를 받았고, 노성일 이사장은 황 교수 진술과 엇갈리는 부분에 대해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신용 교수는 7시께 조사를 마치고 나온 뒤 “2004년 논문에 대해 재검증을 요청했다”며 “대한민국 과학은 정직성을 구현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10시께 조사가 끝난 한학수 피디는 “(조사위원들이) 취재 경위에 대해 진지하고도 이성적인 질문을 했고, 이에 대해 성실히 답변을 했다”고 말했다. 한 피디는 취재 과정에서 얻은 정보에 대해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조사 방향=조사위는 이날 22일로 예정됐던 1차 조사결과 발표를 하루 연기하기로 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더 충실한 내용을 브리핑할 수 있도록 하루 더 조사해 중간 결과를 발표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사위는 또 황 교수팀에 디엔에이 분석을 해 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장성분소 이아무개 박사에 대해서도 면담을 요청한 상태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한 교수는 “디엔에이를 분석했을 때 △체세포 공여자의 체세포 △해동된 줄기세포 △논문에 실린 줄기세포 △테라토마 등 4개의 디엔에이 지문이 모두 일치해야 원천기술이 입증된다”며 “일치하지 않을 경우, 원천기술이 없는 것이므로 2004년 논문에 대한 조사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제럴드 섀튼 미국 피츠버그대 의대 교수가 황 교수에게 20만달러(2억여원)를 요구했다는 21일치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 제인 더필드 피츠버그대 대변인은 “이 서류는 미국 세계줄기세포허브 발족을 위한 제안서·토론서에 불과할 뿐, 이 서류에 따른 어떠한 돈도 지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연합뉴스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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