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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대학병원 쏠림 극심? 알고보니 진료비 통계 착시! 억울하게 돌 맞은 ‘문재인 케어’

등록 2019-06-18 18:19수정 2019-06-19 18:38

지난해 상급종합병원 진료비 증가폭
진료일 기준 13.4% 올라 약간 상승
지급일 기준 적용땐 28.3%로 껑충
2017년 심사 지연분 대거 떠안은 탓
“진료·심사일 모두 고려해 오류 개선”
지난해 환자들이 상급종합병원(대학병원) 등 대형병원에 몰리는 현상이 매우 심해졌다는 통계는 건강보험의 진료비 심사 지연에 따른 착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케어’로 병원비 부담이 크게 낮아지자 환자들이 가벼운 질환에도 대형병원을 찾게 된 부작용이라고 비판했지만, 실제 환자들의 진료일을 기준으로 하면 대형병원의 진료비 증가폭은 규모가 작은 병원, 의원에 견줘 약간 높을 뿐이다.

1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7~2018년 보험급여비 통계자료를 보면, 환자들의 진료일 기준 2018년 보험급여비는 모두 58조6593억원으로 2017년의 53조597억원에 견줘 10.6% 증가했다. 병원 규모별로 보면,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보험급여비 증가율은 13.4%로 종합병원(11.3%), 병원(9.7%), 의원(11.3%) 등보다 다소 높았다. 이른바 ‘빅5병원’이라 부르는 5개 상위 상급종합병원(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의 경우 13.2%로 집계돼 상급종합병원의 평균 증가율보다 낮았다.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전년 대비 보험급여비 증가율은 2015년 10.8%, 2016년 14.5%, 2017년 10.8% 등이었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유행으로 환자들이 병원 방문을 미뤄 큰 폭의 증가가 있었던 2016년을 예외로 하면, 다른 해는 11% 안팎이었으며 지난해에는 이보다는 2%포인트 높아진 셈이다.

이런 증가율은 최근 ‘문재인 케어’로 대형병원 환자쏠림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고 지적하면서 제시한 상급종합병원 보험급여비 증가율인 28.3%와는 큰 차이가 난다. 이른바 ‘빅5병원’의 한 관계자는 “입원이나 외래 대기가 계속 걸린 상황에서 병상이나 외래 진료실 규모를 늘리지 않는다면 병원비 부담이 아무리 줄어도 갑자기 진료 환자 수가 크게 늘어나 진료비 증가폭이 엄청나게 높아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빅5병원의 입장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상급종합병원의 총 보험급여비가 2017년에 견줘 28%가량 증가했다고 일각에서 문제삼는 통계와 현실은 다르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28.3%라는 수치는 어떻게 나왔을까? 이는 통계 작성 기준일의 차이에서 비롯됐다. 환자가 병원을 방문한 날(진료일)을 기준으로 한 통계에서 2018년 보험급여비는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2017년에 견줘 13.4% 증가했다. 반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병원에 진료비를 지급한 날(지급일)을 기준으로 하면 이 비율은 28.3%로 커진다. 이 두 수치가 크게 벌어진 이유는 2017년 말에 상급종합병원이 환자들을 진료한 뒤 청구한 진료비에 대한 심사가 지연돼 병원에 보험급여비가 지급된 시점이 늦춰졌기 때문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2018년부터 종합병원의 진료비 심사가 심평원 본원이 아닌 지원으로 이전됐다”며 “이에 대비해 2017년 말 진료비 심사가 종합병원부터 이뤄져 2017년 말 상급종합병원의 진료비 심사가 2018년으로 많이 넘어갔다”고 말했다.

실제 건강보험공단의 자료를 보면 2017년의 진료비 심사가 이듬해로 넘어간 비율(미심사율)이 상급종합병원 19.5%로 종합병원의 15%, 병원의 13.1%보다 크게 높았다. 같은 자료에서 상급종합병원의 미심사율은 2015년 14.4%, 2016년 14.1%, 2018년 12% 등으로 2017년을 제외하면 12~14% 수준이었다. 심평원 관계자는 “올해부터 건강보험 심사자료에 심사일과 진료일을 모두 표시해 진료비 증가 현황 등을 제대로 비교할 수 있도록 개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값비싼 초음파·엠아르아이(MRI, 자기공명영상촬영)검사 등이 2018년에 건강보험 적용돼 보험급여비가 예년보다 더 증가폭이 컸을 수 있다”며 “대형병원 쏠림 현상은 대기 환자 수 및 대기 날짜 등과 함께 기다리다가 질병이 악화돼 건강보험 재정이 더 늘어나는지 등을 모두 고려해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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