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검사 과정 취재뒤 공개 안해
기자 미국 체재비 안규리 교수가 지원
뉴스채널 <와이티엔>이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가 가짜라는 결정적인 증거인 디엔에이 샘플 검사 과정을 취재했지만 결과를 공개하지 않아 논란을 빚고 있다. 또 김 아무개 와이티엔 취재기자가 안규리 교수와 함께 미국 피츠버그에 있는 김선종 연구원을 인터뷰하러 가면서 쓴 출장비에 대해서도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줄기세포 검증 보도’ 안했나 못했나=문화방송은 28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와이티엔이 11월 중순 고려대 법의학연구실에 줄기세포 시료 6개의 디엔에이 분석을 의뢰했다”고 보도했다. 또 “검사 결과는 6개의 줄기세포가 체세포와 모두 불일치였지만 검사 의뢰 과정을 카메라로 촬영까지 한 와이티엔은 이 검사 결과를 보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와이티엔은 “지난달 14일 황 교수 쪽에서 요청이 들어와, 황 교수 팀이 냉동된 시료를 검증기관에 맡기는 것까지 취재했다”며 “하지만 황 교수 쪽이 샘플에 문제가 있어 결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고 말해 더 이상 취재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피디수첩팀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황 교수가 제3의 언론 기관에서 줄기세포를 검증하고 있다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제3의 기관이 어디냐에 관심이 쏠렸지만 와이티엔은 끝내 침묵했다. 이에 대해 와이티엔은 “검증 결과에 대한 취재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 취재했다는 사실을 밝히기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항공료·체재비는 누가 지불했나?=와이티엔 취재기자는 <한겨레>와의 여러 차례 전화통화에서 “600만원에 이르는 항공료와 그 외 체재비는 선산 이장을 위해 집에 마련해 두었던 돈으로 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와이티엔 관계자는 “숙박비 등 체재비는 안 교수 쪽에서 지원받은 것으로 안다”며 “결과적으로 보면 세밀하게 처신하지 못한 기술적인 실수가 있었다”고 서로 다른 말을 했다.
이와 관련해 28일 뉴스데스크는 “와이티엔 기자가 왕복 항공료를 출국 직전 인천공항에서 안 교수에게 줬다고 말했지만, 안 교수 쪽은 문화방송에 전화를 걸어 ‘항공료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문화방송 관계자는 “황 교수 카드로 결제한 증거가 있고, 앞으로 이와 관련한 후속 보도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1만 달러 운반 ‘취재윤리’ 논란=와이티엔 취재기자가 김 연구원을 만나러 출국하면서 안 교수로부터 1만달러를 받아 운반한 것과 관련해서도 취재윤리 논란이 일고 있다. 와이티엔은 김 연구원 인터뷰를 통해, 피디수첩 취재진이 협박을 했다고 지난 4일 보도해 문화방송의 사과를 끌어낸 바 있다. 결국 취재윤리 위반을 지적한 언론사가 취재윤리를 어겼다는 의혹을 부메랑으로 돌려받게 된 것이다.
회사 차원의 의견 표명하나?=와이티엔은 ‘황 교수 사태’ 보도와 관련해 사과방송이나 입장을 표명하자는 데 의견을 모으고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홍상표 와이티엔 보도국장은 “보도내용과 관련해 지적받아야 된다면 지적받겠다”며 “방송을 통해 사과를 하든지 유감을 표명하든지 어떤 식으로든 황 교수 사태와 관련해 입장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와이티엔 내부적으로 곧바로 사과방송 등을 내보내자는 주장과 서울대의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온 뒤 결정하자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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