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PDA로 당뇨병·고혈압등 실시간 관리·진료
의료업체·이통사등 유비쿼터스 건강관리 서비스 활발
70대 당뇨병 환자 ㄱ씨. 외출 준비를 하던 중 갑자기 어지러움을 느낀다. 몸 안쪽에 찬 혈당관리용 허리띠의 혈당센서가 자동으로 혈당을 점검해 인슐린을 투입하고, 몸에 붙어 있는 건강점검용 배지가 ㄱ씨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담당 간호사에게 전송한다. “오늘은 집에서 쉬시는 게 좋겠습니다. 우선 약을 드세요.” 곧이어 주치의의 전화가 걸려오고, 침대에 누우니 ㄱ씨의 몸무게와 호흡 기능이 자동으로 측정돼 주치의에게 전달된다.
‘떠다니는 병원’ 유비쿼터스 건강관리(유-헬스케어) 산업이 꿈틀대고 있다. 유-헬스케어란 당뇨병과 비만, 고혈압 등 만성 질환을 앓고있는 환자가 휴대전화나 컴퓨터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든 본인의 건강 상태를 확인해 적절한 의료 조처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휴대전화와 피디에이(PDA) 등 무선네트워크가 활성화되면서, 의료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관련 업체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의료정보화 전문기업인 이수유비케어는 에스케이텔레콤과 아름모바일 등과 함께 휴대전화를 이용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M-닥터 당뇨’와 ‘M-닥터 웰빙’ 등의 서비스를 개발했다. ‘M-닥터 당뇨’는 당뇨병 환자가 휴대전화 외장형 기기를 이용해 혈당을 측정하면 홈페이지(healthkorea.net)에 전송되고, 주치의가 문자 메시지나 전자우편으로 진료 정보를 제공해준다. ‘M-닥터 웰빙’은 휴대전화에 외장형 기기를 붙여 걸음 횟수부터 음주 측정까지 일상적 건강관리를 도와준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안에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헬스케어 전문기업 ㈜아이아커뮤니케이션도 체성분 분석기 ‘슬림매니저’와 다이어트 포탈(nslim.com)을 운영하고 있다. 사용자는 엔슬림시스템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서 자신의 건강 정보를 확인하고 식이요법과 운동처방 등 유용한 다이어트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 밖에 헬스피아는 외장형 기기를 휴대전화에 연결하는 당뇨폰·스트레스폰·다이어트폰·만보계폰 등을 만들었고, 인성정보 역시 에스케이텔레콤과 함께 ‘하이케어 주치의 당뇨관리’라는 이동 의료 서비스 사업을 시작했다.
지경용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네트워크경제팀장은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무선네트워크 망과 휴대기기가 널리 보급돼 있어 시장 전망이 밝다”며 “고령화로 혼자 사는 노인이 많아지고, 건강 검진을 받기 어려운 직장인들이 많아 유-헬스산업의 수요도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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