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낮 대구 동구 신서동 중앙교육연수원에 코로나19 확진자를 이송한 119구급차가 연수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2일 낮 12시19분 대구 동구 혁신도시 안에 있는 교육부 중앙교육연수원. 도시락을 싣고 들어갔던 1t 트럭 한 대가 연수원에서 빠져나왔다. 트럭이 차량 출입구를 지나자 도로 바닥과 양쪽에 설치된 자동 차량 소독 설비에서 소독액이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차량 출입구 오른쪽 주차장(177면)은 코로나19 확진자를 태워 온 119 구급차로 가득했다. 구급차를 운전하는 사람은 마치 눈사람처럼 흰 방호복과 마스크로 중무장했다. 차량 출입구 앞에서는 흰 마스크를 한 경찰관 2명이 출입을 통제했다. 경증 환자를 격리 치료할 연수원 창의관은 생활비품, 소모품 등을 비롯해 환자 치료를 위한 의료설비도 모두 갖추는 등 생활치료센터로 바꾸는 작업이 거의 완료된 상태였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도 자택에서 병상이 나기만을 기다리던 61명과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 입원해 있던 39명 등 이 지역 경증 환자 100명은 이날 이렇게 ‘대구1 생활치료센터’인 중앙교육연수원에 입소했다. 입원 치료가 꼭 필요한 중증 환자에게 병상을 먼저 배정하고, 경증 환자는 별도 시설이나 집에서 관리받도록 치료 체계를 개편한 데 따른 조처다. 16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교육원엔 추가로 환자가 배정될 예정이다. 보건당국은 또 이번 주말까지 생활치료센터 1000실을 확보하겠다며, 일단 경북 영덕군과 문경시, 경주시에 생활치료센터를 추가로 열기로 했다. 이를 포함하면 현재 대구시가 확보한 생활치료센터는 710개실이다.
2일부터 경증 코로나19 확진자만 수용해 돌보게 될 대구시 동구 신서동 교육부 중앙교육연수원 창의관 1인실 내부 모습. 연합뉴스
생활치료센터 입소 환자는 하루 두 차례 체온을 측정하고 호흡기 증상을 확인하는 등 자가 모니터링을 시행한다. 만약 건강상태에 변화가 있을 경우 의료진의 확인과 진단을 거쳐 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다. 이곳에는 경북대병원 의료진을 포함해 의사(4명), 간호사(7명), 간호조무사(6명) 등 17명의 의료진이 24시간 상주한다. 내과 전문의와 감염관리 간호사 등 전문인력은 최소 1명 이상 포함된다.
생활치료센터는 ‘1인 1실’이 원칙이지만, 시설의 특성이나 상황에 따라 다인실을 쓸 수도 있다. 시설 내 교차감염 가능성이 있던 중국 우한 교민들과 달리, 입소자 모두 이미 확진돼 추가 감염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만약 입소자의 상태가 호전되거나 검사 결과 음성이 나오면 바로 자가격리 형태로 전환해 관리할 예정이다.
보건당국과 대구시는 경북 영덕군과 문경시에도 생활치료센터를 열 준비를 하고 있다. 영덕에선 삼성의료원과 협의해 203실 규모의 삼성인력개발원을 생활치료센터로 꾸리고, 문경에선 100실 규모의 서울대병원 인재원을 활용할 계획이다. 경주시에선 농협 경주교육원을 이용한다.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의 김민선 교수는 “의사·간호사·방사선사 3명씩 한 팀으로 10명이 배치돼 이틀에 한 번씩 (환자의) 엑스레이를 촬영할 예정”이라며 “입소자의 불안감, 우울감 해소를 위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배치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이번 주말까지 대구·경북 지역에 생활치료센터 1000실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이와 관련해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대구시청에서 열린 의료자문위원단 간담회에서 “현재 3000명 정도는 생활치료시설에 모실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며 “그렇게 되면 병실과 생활치료시설을 합해 5천명 정도는 수용할 수 있다. 대구 확진자 숫자를 보면 (그 정도면) 잘 막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다해 노지원 박현정 기자, 대구/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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