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구로구 중국동포교회 앞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거주자와 교회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선별진료소들에 냉·난방기 설치비를 즉시 지원하겠다고 10일 밝혔다. 전날 인천의 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 파견된 보건소 직원 3명이 무더위 속에서 일하다가 9일 탈진해 쓰러진 데 따른 조처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1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한 정례 브리핑에서 “어제 인천의 한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시던 분이 쓰러진 일이 있었다”며 “더운 날씨 속에 방호복을 입고 검사에 매진하다가 일어난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보건소 직원들이 쓰러진 날은 수도권과 경북, 전남 등 전국 곳곳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졌었다.
정부는 이날 냉·난방기 설치 비용 지원 대책을 내놨다. 지원 대상은 의료기관 또는 보건소에 설치된 전국 614개 선별진료소다. 예산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가 확보해놓은 예비비 가운데 30억원을 우선 활용할 계획이다. 의료기관 등은 선별진료소에 냉·난방기를 먼저 설치한 뒤 비용을 청구하면 중수본이 전액을 지원한다. 김강립 1총괄조정관은 “미처 저희가 이 부분을 고민하고 선제적으로 지원해드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중수본의 냉·난방기 설치 지원대책과 함께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선별진료소 노동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하절기 선별진료소 운영 안내’를 마련하고 지방자치단체에 배포할 예정이다. ‘안내’에는 레벨 디(D) 전신방호복을 대신해 전신 가운을 포함한 4종(수술용가운, 페이스실드, N95 마스크, 장갑) 사용을 권장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와 체온 유지가 가능하도록 식수와 냉방기를 비치하라는 내용이 담긴다. 또 휴식을 위한 냉방 공간(컨테이너 등)을 구비하고, 하루 중 기온이 최고인 오후 시간(정오∼오후 4시)에는 선별 진료소 운영을 축소하는 등 탄력적 운영을 할 것을 권장할 예정이다.
그러나 수도권에서 산발적 감염이 끊이지 않고 있어, 선별진료소 냉난방기 설치비 지원이나 탄력적 운영 권장은 보완적 대책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로 전국에서 치료 받는 환자 수는 다시 1천명을 넘어섰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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