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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상황판엔 빼곡한 분투 흔적…장기전 돌입한 노란 점퍼 전사들

등록 2020-07-20 21:05수정 2020-07-21 02:41

[‘코로나 6개월’ 중수본 현장을 가다]
초기 복지부 자투리 공간 써오다
조직 상설화...254명 한곳에 모여
정은경 “마라톤을 전력질주한 듯”
20일 오전 공개된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안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서 관계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전 공개된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안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서 관계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건물 7층에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전담조직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가 자리잡고 있다. 이곳 사무실의 하루는 새벽 5시에 시작된다. 매일 0시 기준으로 집계하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발생 인원을 확인하고 아침 8시30분 총리 주재로 열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준비를 하는 것이 일과의 시작이다. 발생 초기 복지부 4~6층의 자투리 공간에 둥지를 튼 중수본은 지난 7일 조직을 상설화하기로 하고 흩어져 있던 인력 254명을 한곳에 모았다. 대신 복지부 인구정책실 직원들이 인근 민간 건물로 자리를 옮겼다. “코로나19와의 긴 싸움”에 대비한 ‘장기전’에 들어간 셈이다.

코로나19 국내 첫 환자가 발생한 1월20일 이후 6개월의 기록. 중앙방역대책본부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지 6개월이 된 20일 오전, 언론에 처음 공개된 중수본 사무실에선 노홍인 총괄책임관, 윤태호 방역총괄반장, 손영래 전략기획반장 등 ‘중수본 사람들’이 노란색 잠바를 입고 회의 탁자에 둘러앉아 있었다. 마스크 뒤 얼굴에는 안도감과 심각함이 동시에 흐르고 있었다. 이날 0시 기준 지역사회 발생 신규 확진자는 4명으로, 5월8일(1명) 이후 73일 만에 가장 적은 수치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일일 상황판’ 속 국외입국 확진자 그래프의 곡선은 증가세가 심상찮았다. 이날도 신규 확진 26명 가운데 국외유입이 22명이었다. 손 반장은 “국외유입 환자가 계속 늘면 국내 의료체계와 격리자 관리 부담을 키우는 문제가 있어 중장기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수본은 질병관리본부에 구성된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와 짝을 이루어 코로나19 확산 차단에 매달려왔다. 국내 첫 환자가 발생하고 1주일 뒤인 1월27일 감염병 위기 경보가 ‘주의’에서 ‘경계’로 올라가며 가동되기 시작했다. 사태 초기 우한 교민 특별수송대책 수립과 신천지발 대유행 대응에서부터 최근에는 생활방역 수칙 등을 마련하는 데 공을 들였다. 대구·경북 지역 확진자 폭증 시기에는 중수본 인력이 400명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매일 오전 열리는 ‘브리핑’ 장소로 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내용 수정이 이루어지던 긴박한 시기였다. ‘중수본 사람들’은 “언제든 다시 대유행이 닥칠 수 있다”며, 사무실 곳곳에 책상을 비워뒀다.

방역당국자들은 지역봉쇄와 같은 강제적 조치 없이 확산 속도를 늦춘 것을 성과로 꼽으며, 장기전을 위해서는 생활방역이 문화와 제도에 뿌리내리고 의료현장의 피로도를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이날 “(약 42㎞의) 마라톤에서 한 10㎞ 정도 오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10㎞를 100m 달리기처럼 전력질주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든다”며 6개월간의 대응에 대한 중간 소회를 밝혔다. 정 본부장은 “이제는 지속 가능하고 효율적인 대응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특히 중환자 대응역량 부족 문제를 풀어야 하고 유급휴가나 재택근무 등 거리두기가 일상화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정착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까지 누적 환자 1만3762명 가운데 주요 경제활동인구인 20~50대가 전체의 70%를 차지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편집자 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질병관리본부를 중심으로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운영되는 조직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국무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범정부 대응 조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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