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구로구의 한 아파트에 27일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미용실, 아파트, 탁구클럽 등 일상생활 공간 곳곳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새로 나오고 있다. 교회나 집회 등 특정 집단을 매개로 확산하던 감염원이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공간으로 파고든 것이다. 방역당국은 승강기를 탈 때도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는 등 일상적으로 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상향보다 더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7일 낮 12시 기준으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가 959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8·15 서울 도심 집회 관련자도 273명까지 늘었다. 특히 사랑제일교회 교인이면서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이들의 양성률은 30%를 넘어섰다. 사랑제일교회 신도 중 639명이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으며, 이들 중 검사가 완료된 241명 가운데 79명(약 33%)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런 핵심 집단감염 고리 외에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이른바 ‘깜깜이’ 환자 비중도 적지 않다. 최근 2주간 신규 확진자 가운데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이들의 비중은 19.4%에 이르며, 이날 새로 나온 확진자 중에서도 33.2%가 해당된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 증폭 이후에 지역적으로 워낙 광범위한 전파가 이뤄진 정황이 있다. 연결 고리 자체도 매우 다양하며 하절기 휴가 등 여러가지 이동들이 많아 유행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구로구 아파트 관련 누적 확진자는 이날 오후 6시까지 32명으로 늘었다. 해당 아파트 확진자 및 가족 3명, 직장 동료(금천구 비비팜) 20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아파트 내 거주자 등이 추가로 확진됐다. 방역당국은 환기구보다는 승강기 등을 통한 감염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증상 발현이 빠른 환자가 같은 아파트 내에서 더 층수가 높은 것으로 조사가 된 상황으로 환기구를 통한 전파 가능성은 높게 보지 않는다”며 “의정부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승강기 내의 전파 가능성이 있다. 승강기 내에서도 마스크를 항상 착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구로구청은 “확진 판정을 받은 다섯 가구가 모두 같은 라인 거주자임을 확인하고 환기구에서 14건의 검체를 채취해 분석했는데 바이러스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구로구청은 또 기존 다섯 가구 외에 다른 두 가구에서도 이날 확진자가 추가로 나왔다고 밝히며, “이들은 다섯 가구 옆 라인의 다른 층에 거주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울 은평구 미용실인 ‘헤어콕 연신내점’에선 22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 8명이 더 늘어 총 9명이 확진됐다. 미용실 직원의 가족 및 지인 등으로 추가 전파가 이루어졌다. 경기도 안양 군포 지역에선 지인 모임을 통해 16명이 추가 확진돼 총 확진자가 17명으로 늘었다. 체육시설을 통한 감염도 확산 중이다. 광주시 동광주탁구클럽에선 11명이 늘어 현재까지 12명의 누적 확진자가 발견됐다. 강원도 원주시 실내체육시설과 관련해서도 자가격리 중이던 7명이 추가 확진돼 확진자는 모두 64명으로 집계됐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단계도 고민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각 단계에 맞는 실천이 확실하게 이뤄지는 것”이라며 “승강기와 같은 실내, 음식점, 노래방은 물론이고 (카페에서도) 음료를 드실 때를 제외하고는 항상 마스크를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방역당국은 65살 이상 고령자나 기저질환자는 ‘폐쇄’에 가까운 거리두기를 해줄 것을 각별히 요청했다.
박다해 송경화 서혜미 기자
doal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