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 입자가 발견돼 전량 수거된 한국백신의 독감 백신 ‘코박스플루4가PF주’.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백색 입자가 발견돼 전량 수거됐던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이 식품의약품안전처 시험 결과 효과와 안전성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민 불안 해소를 위해 해당 백신은 전량 폐기될 예정이다.
식약처는 27일 “한국백신의 코박스플루4PF주에 대한 특성 분석, 항원 함량시험, 동물시험을 한 결과를 놓고 3차례 전문가 논의를 한 결과 백신의 효과나 안전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백색 입자는 백신의 원래 성분으로부터 나온 단백질이었다”고 덧붙였다.
백색 입자가 생긴 백신을 세계보건기구(WHO) 표준품이나 다른 제조사의 정상제품과 비교 분석한 결과, 단백질 크기와 분포 양상에는 차이가 없었다고 식약처는 설명했다. 백신 효능에 영향을 끼치는 항원 함량도 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을 토끼에 주사한 뒤 3일간 관찰하고 부검과 조직병리검사를 한 안전성 시험에서도, 주사 부위 피부가 붉게 되는 일반적인 주사 반응 말고는 특이 소견이 없었다.
양진영 식약처 차장은 “실제로 안전성이나 효과에는 문제가 없으나, 독감 백신에 대한 국민 불안을 제거하기 위해 업체가 자진 회수토록 했고, 회수된 물량은 특이한 사항이 없으면 폐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백색 입자 발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여러 가지 실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원인이 밝혀지는 대로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0시까지 독감 예방접종을 한 사람은 1023만4694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접종 목표 2950만명의 약 34.6%, 전체 인구의 약 19.6%가 접종을 마친 셈이다. 전날부터 무료접종이 시작된 만 62∼69살의 경우, 19.7%인 98만3693명이 예방접종을 했으며, 이들 가운데 20.9%는 무료가 아닌 유료접종을 선택했다.
독감 백신에 대한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세종시에 있는 한 의원급 의료기관을 찾아 공개적으로 예방접종을 하기도 했다. 박 장관은 올해 만 64살로, 전날 시작된 62∼69살 무료접종 일정(10월26일∼12월31일)에 맞춰 접종을 받았다. 박 장관은 “최근 독감 예방접종과 관련한 국민 여러분의 불안과 우려에 대해 송구하다”며 “다만 과도한 공포와 잘못된 정보는 코로나 방역 과정에서도 그랬듯이, 오히려 우리의 안전을 저해할 수 있다. 전문가의 판단을 믿고 독감 예방접종에 참여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장관에 이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오는 29일 독감 예방접종을 받을 예정이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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