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태 주무관이 한 팬으로 받은 사과를 기부하고 있다. 충주시 제공
“프로게이머 페이커(이상혁), 윤석열 대통령을 인터뷰하고 싶어요. 물론 충주를 알리는 게 더 중요하지만요.”
정부기관·자치단체 등 공공기관 최다 유튜브 구독자 기록을 지닌 충주시 유튜브 ‘충티브이(TV)’를 운영하는 김선태(36) 주무관의 바람이다. 김 주무관은 최근 충주시 인사에서 6급으로 승진했다. 지난 2016년 10월 9급 공무원으로 출발한 김 주무관의 6급 승진은 공직 사회에선 파격이다. 8급(2018년 7월), 7급(2021년 1월) 승진은 비슷하지만 7급에서 6급 승진은 여느 공무원에 견줘 4~5년 정도 빠른 편이다. “실적, 기여 등을 인정받은 듯해 기쁘지만 같은 일을 할 것이기 때문에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 충주를 알리는 데 더 힘써야죠.”
김 주무관은 공직 사회에선 ‘홍보의 신’으로 불린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유튜브 영상 기획·제작·촬영·편집까지 도맡아 한다. 대부분 독학으로 익혔다. 27일 오후 3시 현재 ‘충티브이’ 구독자가 52만5천명이다. 경북도 유튜브 ‘보이소 TV’가 37만9천명, 서울시 유튜브가 19만4천명, 충북도 유튜브가 10만2천명 정도다.
충주 사과 쪼개기 행사를 하는 김선태 충주시 주무관. 충주시 제공
김 주무관은 2019년부터 지금까지 유튜브 영상·인터뷰 등 248편을 제작했다. 2020년 5월 올린 ‘공무원 관짝밈’은 928만6200여회, 같은 해 9월 올린 ‘악성 민원’이 312만회, 지난달 7일 올린 ‘홍보맨 슬릭백’이 301만회를 기록하는 등 메가 히트작을 잇달아 내놨다. 그는 “딱딱한 공무원 이미지를 벗고 유머·해학을 곁들인 비(B)급 영상을 제작해 재미있고 쉽게 다가가려 하는 데 누리꾼·시민 등의 반응이 좋다. 기발한 아이디어, 간결한 메시지, 재미가 히트 비결”이라고 했다.
그는 방송, 강연 등을 누비는 유명인사다. 그는 ‘유퀴즈 온더 블럭’(티브이엔), ‘차이나는 클래스’(제이티비시) 등 방송에 출연했고, 전국 자치단체 등을 대상으로 100여 차례 홍보 강연을 했다. 지난 2월 ‘이상한 나라의 지옥법정’(에스비에스)에선 함께 출연한 조길형 충주시장을 대상으로 특별 승진을 요구하는 가상 현실을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고향 충주가 잘 알려지지 않아 작은 열등감이 있었는데 이젠 제법 알려져 보람을 느낀다”며 “저도 충주 고구려비는 제쳤지만, 아직 충주 명물 사과는 넘지 못했다. 더 열심히 하겠다”고 웃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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