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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파리바게뜨 자회사 민주노총 탈퇴공작 증거 단톡방 없애”

등록 2021-08-11 11:39수정 2021-08-12 02:47

노조 “증거인멸 정황” 주장…압수수색 등 수사 촉구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에스피씨(SPC)본사 건너편의 파리바게트 매장.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에스피씨(SPC)본사 건너편의 파리바게트 매장.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에스피씨(SPC) 자회사로부터 탈퇴 공작 등 노조 탄압 피해를 받았다고 주장한 민주노총 파리바게뜨지회가 최근 사쪽의 증거인멸 정황이 나타났다며 수사당국에 압수수색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동조합 파리바게뜨지회는 11일 서울 동작구 화섬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를 고용한 에스피씨그룹 자회사 피비(PB)파트너즈가 지난 6월30일 민주노총 탈퇴 공작을 했다는 의혹이 <경향신문>에 보도된 직후 관련 현황을 보고 받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없앴다고 주장했다.

앞서 피비파트너즈의 한 중간관리자는 피비파트너즈가 민주노총 조합원 탈퇴와 한국노총 가입 현황을 수시로 보고하게 시켰고 민주노총 탈퇴 인원에 따라 중간관리자에게 5만원씩 포상금도 지급했다고 언론에 폭로했다. 피비파트너즈는 민주노총 파리바게뜨지회가 2017년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의 불법파견 문제를 공론화한 뒤 이들을 고용하기 위해 파리크라상(51)%과 가맹점주(49%)가 출자해 만든 자회사다.

지난 6월 SPC 자회사 피비파트너즈가 민주노총 탈퇴 현황을 보고 받던 카카오톡방 재구성 내용. (왼쪽 사진) 지난 6월30일 SPC 자회사 피비파트너즈의 민주노총 탄압 보도가 나온 직후 제조장이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없애려고 한 정황이 담긴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재구성 내용. 파리바게뜨지회 제공
지난 6월 SPC 자회사 피비파트너즈가 민주노총 탈퇴 현황을 보고 받던 카카오톡방 재구성 내용. (왼쪽 사진) 지난 6월30일 SPC 자회사 피비파트너즈의 민주노총 탄압 보도가 나온 직후 제조장이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없애려고 한 정황이 담긴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재구성 내용. 파리바게뜨지회 제공
지회가 제보자 설명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카카오톡 이미지를 보면, 피비파트너즈 중간관리자들은 지난 6월까지도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금일 노조 특이사항’이라며 ‘○○지역 김○○ 한국노총 가입’, ‘○○지역 이○○ 민주노총 탈퇴’ 등의 상황을 보고했다. 중간관리자보다 직급이 높은 제조장도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함께 들어가 이런 현황을 보고 받았는데, 지난 6월30일 민주노총 탈퇴 공작 의혹을 제기하는 <경향신문>의 최초 보도가 나가자 링크를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올리며 ‘이 방에서 나가세요. 다시 만듭니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지회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이 이런 대화가 오간 직후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지회는 “지난 2017년 에스피씨 파리바게뜨가 제빵·카페기사의 불법파견 논란에 휘말렸을 때도 업무를 지시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모두 없애고 관련 전산기록을 삭제한 이력이 있다”며 “회사의 증거인멸 행위가 상습적으로 되풀이되는데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지난달 고소·고발 이후 특별근로감독과 압수수색을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지회는 지난달 1일 피비파트너즈를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한 뒤 기자회견과 1인 시위를 통해 압수수색을 여러 차례 촉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노동부와 경찰은 현재 고소인 조사만 진행한 상태다.

한편 지회는 이날 파리바게뜨 노조 탄압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노노모)과 참여연대,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등 38개 단체와 함께 시민대책위원회를 꾸렸다고 밝혔다. 이날 출범한 대책위는 △노조 파괴 행위 수사를 위한 압수수색과 특별근로감독 △노조 파괴와 상습적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에스피씨의 공식 사과 △노조파괴에 악용되는 복수노조 창구 단일화제도 폐지 등을 요구했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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