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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단독] 시세이도, 화장품 업계 최초 판매직원에 ‘온라인 수당’ 준다

등록 2021-10-07 16:49수정 2021-10-08 02:38

“소정 금액으로 고정수당 지급 노사 합의”
한국시세이도지부 조합원들이 지난달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연장영업 중단 등을 요구하며 손팻말 시위를 하는 모습.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제공
한국시세이도지부 조합원들이 지난달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연장영업 중단 등을 요구하며 손팻말 시위를 하는 모습.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제공

백화점이나 쇼핑몰 등에 있는 매장에서 제품을 확인하고 정작 구매는 온라인을 통해 하는 관행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화장품 브랜드인 시세이도의 판매직 노동자들이 업계 최초로 화장품 온라인 판매에 기여한 노동을 임금으로 인정받게 됐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 한국시세이도지부는 7일 직원의 온라인 판매 기여분 5천원을 매달 고정수당으로 지급받기로 회사 쪽과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합의는 임금단체협상이 시작된 지난 3월분 임금부터 소급돼 적용된다. 김연우 시세이도지부장은 이날 <한겨레>에 “고정 수당으로 시작하다 보니 첫 수당 규모가 예상보다 작았지만 앞으로 협상을 통해 조율할 생각”이라면서, 업계 최초로 온라인 판매 기여분을 인정받은 데 의미를 부여했다.

유명 브랜드 화장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해 본 뒤 보다 싼 값에 온라인으로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갈수록 늘고 있지만, 이 과정에 녹아 있는 판매직 노동자의 기여를 임금으로 지급한 경우는 없었다. 판매직 노동자들이 오프라인 매장 매출에 근거한 성과수당(인센티브) 체계를 적용받는 탓이다. 이 때문에 판매직 노동자들이 손님에게 제품 테스트와 설명, 시연 등을 해 그것이 온라인 구매로 이어지더라도 이는 직원의 실적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최근 추세에 따라 오프라인 판매 실적이 저조해지면서 되레 인센티브를 이전보다 덜 받는 경우까지 생겼다.

시세이도 화장품 판매직 직원들도 기본급에 오프라인 판매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를 더한 임금을 받아왔으나, 온라인 구매 경향이 가속화되자 급여 체계를 바꿀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퍼졌다. 김 지부장은 “온라인 시장이 성장하면서 제품 시연이나 민원 처리 등을 판매직 직원들이 맡았으나 이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고 회사 쪽이 제시하는 오프라인 매장 실적 목표도 줄지 않아 스트레스와 과로에 시달렸다”며 “이 문제를 해결해 보자고 마음먹고 산별노조인 백화점면세점서비스노조와 공동으로 대응한 끝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세이도 노사는 이 수당의 이름을 ‘온라인 기여 수당’으로 정했다. 수당의 형태 역시 온라인 매출 상황에 따라 들쭉날쭉하는 성과 수당이나 일시적으로 지급되는 포상금보다는 소정의 금액이라도 고정급을 받는 쪽으로 합의했다. 김 지부장은 “직원들이 온라인 매출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기 위해 단순한 임금 인상 요구가 아닌 별도의 수당을 신설할 것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시세이도의 노사 합의는 현재 같은 내용으로 노사 교섭 중인 화장품 브랜드 샤넬과 로레알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006년 로레알코리아가 ‘감정노동수당’을 먼저 도입했을 때도 다른 백화점 화장품 브랜드가 잇따라 같은 수당을 도입했다. 일자리위원회의 ‘유통티에프’ 위원인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온라인몰을 통한 구매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온라인 구매에 따른 제품 문의와 상담, 반품 등 이전에 없던 노동이 생겨나고 있는데 이에 따른 보상을 이끌어낸 유의미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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