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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단독] 산재 사망 이후에도…서부발전, 김용균 소속 업체와 155억 계약

등록 2021-10-19 15:26수정 2021-10-20 02:35

장혜영 의원, 5년치 자료 공개
발전 5사, 산안법 재판 중에도
사망 사고 하청업체와 5조원 계약
‘부정당 업자’로 지정해야 하지만
‘동시에 2명 사망’으로 규제 완화
‘시행령 빈틈’ 입찰 규제 안 받아
지난 2019년 11월27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고 김용균 1주기 추모 분향소 앞에서 열린 한국서부발전 김병숙 사장 구속처벌 촉구 기자회견에서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오른쪽 셋째)를 비롯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지난 2019년 11월27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고 김용균 1주기 추모 분향소 앞에서 열린 한국서부발전 김병숙 사장 구속처벌 촉구 기자회견에서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오른쪽 셋째)를 비롯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지난 2018년 하청 노동자 김용균씨 사망사고가 발생했던 공기업 한국서부발전이 사고 이후에도 김씨가 소속돼 있던 하청업체와 계약을 맺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 및 발전 5사가 2016년 이후 발전소에서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발생한 4개 하청업체와 사고일 이후 계약한 현황을 제출 받았고, 그 결과 2021년 8월까지 총 5조8217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4개 하청업체는 2019년 발간된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조사결과 종합보고서’에 수록된 산재 사망 사고 목록을 토대로 추렸다.

장 의원 쪽이 확인한 결과, 이들 4개 하청업체는 모두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위반으로 형이 확정됐거나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으나 사고일 이후에도 꾸준히 계약을 수주했다. 예를 들어 2018년 김용균씨 사망사고가 발생한 ‘한국발전기술’은 이듬해인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267억원을 수주했다. 계약상대방엔 사고 당시 원청이었던 서부발전(155억원)이 포함돼 있었다.

2016년 27살 청년이 산재로 사망하고 2018년 사망자 1명과 부상자 3명이 발생한 한전케이피에스(KPS)는 사고일 이후로 5조3065억원을 수주해 계약 금액이 가장 많았다. 이 역시 계약 상대방에 두 차례 사고 당시 원청이었던 동서발전과 남동발전이 포함돼 있었다.

또 2017년 11월 한 달에 두 명이 산재로 사망한 금화피에스씨(PSC)는 4795억원을 수주했다. 64살 노동자가 사망한 에이치케이씨(HKC)도 사고 이후 89억원을 수주했다. 에이치케이씨의 계약 상대방엔 사고 당시 원청이었던 남동발전이 포함돼 있었다.

국가계약법상 원칙적으론 산안법을 어겨 산재 사망 사고가 발생한 사업장은 국가 계약 입찰이 제한된다. 하지만 법 취지를 무력화하는 ‘산재 발생 요건’ 탓에 이런 원칙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국가계약법 제27조는 ‘계약을 이행할 때에’ 산안법상 보건·안전 조치를 위반해 노동자를 사망하게 했을 경우 ‘부정당업자’로 지정해 입찰 자격을 1년 이상 제한한다. 계약을 이행하기 전에 사망사고가 발생했던 기업이라면 입찰이 가능한 구조다. 더욱이 같은 법 시행령은 구체적인 요건을 ‘동시에 2명 이상의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로 축소해 한 달에 두 명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마저 재입찰이 가능했다. 이는 산안법이 정하는 중대재해의 정의(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거나 3개월 이상의 요양이 필요한 부상자가 동시에 2명 이상 발생한 재해 등)보다도 좁은 것이다. 4개 기업 모두 시행령이 정한 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부정당업자로 지정되지 않았다.

장 의원은 “국회가 산재를 막고자 국가계약법에 산재 발생 기업을 부정당업자로 지정하게 했음에도 시행령이 그 범위를 축소한 것은 행정부의 월권 행위”라며 “국가 계약에서 입찰 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노동자의 생명을 경시하고 이윤만 추구하는 행태를 막자는 것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의 노동자 사망 사건이 있을 경우에는 부정당업자로 지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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