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노동

민주 사라진 노총 노동운동 자해

등록 2006-02-13 19:25수정 2006-02-14 10:32

민주노총 비상중앙위원회에 참석하려는 중앙위원들이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민주노총 회의실 앞에서 지난해 대의원대회 파행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전국아이티(IT)산업 노동조합연맹 소속 조합원들 사이로 지나가고 있다. 이종찬 기자 <A href="mailto:rhee@hani.co.kr">rhee@hani.co.kr</A>
민주노총 비상중앙위원회에 참석하려는 중앙위원들이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민주노총 회의실 앞에서 지난해 대의원대회 파행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전국아이티(IT)산업 노동조합연맹 소속 조합원들 사이로 지나가고 있다. 이종찬 기자 rhee@hani.co.kr
대의원 자격 놓고 갈등…비대위마저 사퇴
비민주적 조직문화 · 정파 대립이 근본원인
새 지도부 선출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민주노총의 내홍이 심각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10일 임원 선출을 위한 대의원 대회가 안건 조차 상정하지 못하고 무산된 데 이어 13일에는 다시 열기로 한 보궐선거(21일)를 앞두고 각 선거 후보 진영이 제각기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는 등 내분이 이어지고 있다.

◇비민주적인 조직문화가 근본 원인=이번 사태의 표면적 배경은 대의원 자격을 둘러싼 논란이다. 지난 10일 서울 여성개발원 다목적홀에서 열린 민주노총 정기대의원대회는 현대자동차 신임 대의원 자격을 두고 격렬한 논쟁을 벌이다 8시간 30분만에 안건 순서도 확정하지 못하고 끝났다. 이로 인해 결국 대의원대회 파행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재환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비상대책위원 전원이 총사퇴하는 상황까지 낳았다. 수석 부위원장의 비리 문제로 지도부가 사퇴한 자리에 들어선 비대위마저 사퇴하는 등 민주노총 역사상 초유의 파행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파행의 배경에 대해 근본적으로는 낡고 비민주적인 조직문화와 정파간의 지나친 배타적 대립에서 찾는다. 조돈문 가톨릭대(사회학) 교수는 “서로 뜻이 다르다 하더라도 일단 다수가 결정하면 따르고, 또한 비록 상대가 소수라 하더라도 이를 배려하는 민주적 조직문화의 결여가 이런 상황을 가져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민주노총은 지난해 1월 속리산에서 열린 대의원 대회를 비롯해 지난 10일의 대의원 대회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사실상 단 한건의 제대로 된 의사결정 조차 못하는 파행을 거듭해왔다. 지난 10일 열린 대의원 대회에서도 한 후보의 지지자들이 대의원 접수대 앞을 점거하면서 일부 노조 대의원들이 대회가 끝날 때까지 대회장에 들어서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처럼 가장 기본적인 민주적 절차조차도 원활히 이뤄내지 못하는 조직문화는 정파간의 대립에 의해 증폭돼 결국 조직의 파행과 노동운동 전반의 위기양상까지 낳고 있는 것이다.

지도력 실추로 공백사태 장기화 가능성
21일 보권선거도 정상적 진행 불투명해져

민주노총 지도부 선거에 출마한 기호1번 이정훈(왼쪽사진 오른쪽)- 이해관 후보와 기호2번 조준호(오른쪽사진 오른쪽)-김태일 후보가 13일 서울 영등포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민주노총 지도부 선거에 출마한 기호1번 이정훈(왼쪽사진 오른쪽)- 이해관 후보와 기호2번 조준호(오른쪽사진 오른쪽)-김태일 후보가 13일 서울 영등포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21일 지도부 선출 가능할까=더욱이 이대로라면 오는 21일 다시 열기로 한 보궐선거도 정상대로 진행되기 힘들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21일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세 후보 진영 가운데 두 후보 쪽은 13일 기자회견에서 보궐선거 실시 자체를 놓고 이견을 보였다. 기호1번 이정훈(위원장)-이해관(사무총장) 후보쪽은 ‘보궐선거 취소와 임원 직선제’를 주장하는 반면 기호 2번 조준호-김태일 후보 쪽은 ‘예정대로 실시해야 한다’는 등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다 합법적으로 선출된 지도부의 지도력이 사실상 부재하면서 생기는 대표성 논란까지 제기돼 민주노총 지도력 공백 사태의 장기화까지 우려된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8일 전재환 비대위원장이 지난해 10월 집단사직한 사무총국 전 간부 10명에 대해 일부 중집위원 및 비대위원들의 반발 속에 면접을 강행해 채용을 결정한 것도 또 하나의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한 노사관계 전문가는 “21일 보궐선거 등에서 민주노총이 절차적 민주주의를 찾고 서로간의 최소한의 신뢰를 회복하는 등 성숙한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면 민주노총의 사회적 고립은 물론 노동운동 전반의 대위기를 스스로 불러 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곤 기자 gon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