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한국가스공사 비정규지부 조합원들이 지난해 1월 청와대 앞에서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달 초 정규직 채용을 요구하며 다섯번째 파업에 나섰던 한국가스공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소방직을 포함한 모든 직군의 자회사 고용에 합의했다. 노조 쪽이 소방직 본사 직고용을 요구한 데서 한 발 물러선 대신, 공사 쪽이 제안한 자회사 제한경쟁채용은 거치지 않기로 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한국가스공사 비정규지부는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소방 포함 6개 직종 비정규직 노동자 1400명 모두를 자회사 고용하는 ‘정규직 전환 기본 방침’을 가스공사와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일 가스공사 비정규지부 1400여명이 ‘해고 없는 정규직화’를 내걸고 파업에 들어간 지 20일 만이며, 가스공사 노사가 정규직화 논의를 시작한 지 4년 만이다. 지부는 2019년부터 이달 초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정규직화 관련 파업을 했다.
앞서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2017년 11월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전환 기조에 따라 소방, 특수경비, 전산 등 1400여명 간접고용 노동자의 정규직화 논의를 시작했으나 직고용 대상과 방법을 놓고 노조 쪽과 대립해 왔다. 모든 노동자의 공사 직고용을 요구한 노조와 달리 공사 쪽은 국민 생명·안전과 직결된 분야인 소방직과 운전기사 등 일부 파견노동자만 직고용하고 다른 직군은 자회사로 고용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또 전환 방식도 본사 직고용을 하는 경우엔 직무능력시험을 포함한 공개경쟁채용 방식을, 자회사 고용은 2017년 7월21일 이후 입사자에게 인성필기시험을 치는 식으로 제한경쟁채용을 할 것을 제안했다. 노조는 ‘대량해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방식에 반발했다.
노조는 이번 합의를 통해 소방직 등의 본사 정규직 전환을 포기하고 모두가 자회사로 가는 대신 자회사의 인성필기시험을 원칙적으로 고용 유지의 판단 기준으로 삼지 않기로 공사와 약속했다. 2017년 7월21일 이후 입사자가 시험을 치더라도 이를 참고자료로만 활용하고 고용에 영향을 주는 지표로 쓰지는 않기로 한 것이다.
지부는 “정부 지침상 국민 생명·안전과 연관된 업무로서 직접고용 대상으로 분류된 소방직종마저 가스공사 직접고용을 끝내 관철해내지 못한 아쉬운 합의”라면서도 “비정규지부 조합원 800여명을 포함해 현재 가스공사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1400명 전원을 탈락자 없이 전환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고 평가했다. 또 지난 2019년과 올해 4월 소방직종 용역업체 교체 과정에서 노사 협의 없이 삭감된 월급 70만원을 원상 회복할 것을 약속 받았고, 처우개선에 대한 별도 논의의 틀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한국가스공사 쪽은 “노동자 1400명 자회사 고용 등에 잠정 합의했다”며 “세부사항은 절차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부는 최저가 경쟁입찰에서 수의계약 방식으로 업체 선정 방식을 전환할 경우 추가로 확보되는 재원도 전환자들의 처우개선에 우선 사용하기로 가스공사와 합의했다. 구체적인 정규직 전환 방안은 향후 노사공동태스크포스(TF)에서 설계할 계획이다.
신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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