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미만 차별폐지 공동행동' 활동가들이 지난해 10월5일 국회 앞에서 ‘5인미만 차별폐지 집중 행동주간 계획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는 응답하라' 행위극를 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하나의 회사를 여러 개로 쪼개 5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되는 근로기준법 적용을 회피한 ‘가짜 5인 미만 사업장’이 고용노동부 근로감독에서 적발됐다.
23일 노동부는 5인 이상 사업장으로 의심되는 사업장 114곳을 대상으로 근로감독을 실시해,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미지급 등의 25건의 법 위반 사실을 시정지시했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애초 72곳을 대상으로 근로감독을 실시했지만, 허위로 사업자등록을 낸 사업장 수가 넝쿨처럼 늘어나 최종적으로 근로감독을 한 곳은 114곳이 됐다고 한다. 이 가운데 50곳은 5인 미만 사업장이 아니라 실질적으로는 5인 이상 사업장 8곳인 것으로 감독결과 확인됐다.
대표적으로, 의류판매·음식점업을 영위하는 한 사업장은 무려 36곳으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171명의 직원 가운데 일부와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사업소득자’로 관리해 상시노동자 숫자를 줄였다. 하지만 노동부는 대표가 사업을 총괄하고 가족들이 사업장 운영을 보조하면서, 채용·근태관리·급여관리 등을 일괄적으로 진행한 사실을 파악하고 하나의 사업장으로 봤다. 이에 따라 노동자들에게 지급되지 않은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과 연차 미사용수당 등 5억여원을 지급하라고 시정지시했다. 파티·행사용품을 파는 다른 업체 역시, 같은 주소지 건물 1층과 2층에 대표와 동생 이름으로 사업자등록을 따로 해 5인 미만 사업장으로 운영됐지만, 실질적으로는 1개 사업장으로 파악돼 각종 수당 1천만여원을 지급하라는 시정지시를 받았다.
노동부는 이밖에도 ‘사업장 쪼개기’가 적발되지 않았지만, 5인 이상 사업장이 지켜야 할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사업장 12곳에 대해서도 시정지시했다.
박종필 노동부 근로감독정책단장은 “이번 근로감독은 사업주들에게 형식상으로는 사업장이 분리됐다 할지라도 실질적으로 인사·노무·회계관리가 통합되어 있다면, 관련 노동법 적용을 피할 수 없다는 인식을 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에게는 연장근로시간 한도 제한,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 연차휴가 등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다. 노동·시민단체들이 ‘근로기준법 전면적용’을 주장하고 국회에서도 이와 관련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발의된 바 있지만, ‘영세사업주 부담’을 이유로 입법으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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