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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노조탄압 피해’ 금속노조 삼성지회, 설립 11년 만에 첫 단협 체결

등록 2022-04-14 14:55수정 2022-04-14 14:58

금속노조 삼성지회가 14일 경기 용인 삼성물산 리조트 에버랜드 정문 앞에서 단체협약 조인식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지회 제공
금속노조 삼성지회가 14일 경기 용인 삼성물산 리조트 에버랜드 정문 앞에서 단체협약 조인식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지회 제공

삼성그룹 최초의 민주노조이자 조직적인 노조 탄압을 당했던 금속노조 삼성지회(삼성물산)가 설립 11년 만에 삼성물산과 최초로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금속노조 삼성지회는 14일 경기도 용인 삼성물산 리조트 에버랜드 정문 앞에서 단체협약 체결 조인식을 진행했다. △기존 노동조합 간부에만 보장됐던 노조활동 시간과 장소를 조합원에게도 확대 보장한다는 조항 △회사 내 부당노동행위자 징계 규정을 명문화하는 조항 △단체협약 타결금을 지급하는 조항 등이 단체협약에 담겼다.

특히 노조 간부뿐 아니라 조합원에게도 노조활동 시간을 보장하도록 정한 것은 노조활동을 사실상 인정하지 않고 노조 조합원을 ‘문제 직원’으로 분류해 별도 관리하던 삼성그룹 역사에 비춰 진일보한 변화다. 또 삼성그룹은 노조탄압 행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직원이 있음에도 관련 징계 규정을 마련해두지 않았는데, 노조가 이번 단체교섭을 통해 부당노동행위자 징계 조항을 취업규칙에 명문화하는 성과를 거뒀다.

금속노조 삼성지회는 2011년 삼성그룹 최초로 출범한 민주노조지만 그해 노조 와해 목적으로 회사 쪽이 설립한 어용노조가 교섭대표노조 지위를 가져가면서 그간 단체교섭할 자격을 얻지 못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동조합법)상 2개 이상의 노조가 있는 사업장은 교섭대표노조를 정해야 하는데, 서류상 조합원 수가 더 많은 어용노조가 교섭대표노조가 된 것이다. 지난달 대법원은 삼성그룹이 노조 와해를 위해 유령 노조를 설립하고 조직적으로 조합원 수를 부풀린 혐의를 인정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그러나 이 기간 노조탄압 피해자인 조장희 지회장 등 4명은 부당징계와 부당해고를 당하는 등 고초를 겪어야 했다.

이번 단체협약은 삼성지회가 지난해 6월부터 9개월 동안 36차례에 걸쳐 회사와 교섭한 끝에 타결됐다. 삼성지회는 지난해부터 삼성물산의 4개 사업부문(리조트·건설·패션·상사)에서 조합원 가입활동을 벌이며 조합을 확대했고, 설립 10년 만인 지난해 4월 삼성물산의 교섭대표노조가 됐다.

이제 막 첫 걸음을 뗐지만 남은 과제는 산적해 있다. 삼성 쪽은 ‘어용노조는 노조가 아니다’는 법원 판단을 받은 뒤에도 어용노조를 해산하거나 관련자를 퇴출하지 않았고, 별도의 피해 회복 방안을 내지도 않았다. 이 때문에 금속노조 삼성지회가 지난해 교섭대표노조 지위를 되찾는 과정에서 어용노조의 이의 제기를 받아 관련 절차가 지연되기도 했다. 삼성지회는 조만간 삼성 그룹의 노조와해 범죄에 대한 피해 회복과 관련자 퇴출,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는 특별교섭을 시작할 방침이다.

금속노조 삼성지회는 또 내달부터 2022년 임금 교섭도 시작한다. 지난 2020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무노조 경영 폐기’를 밝혔지만, 그 뒤로도 각 계열사는 노조가 아닌 노사협의회를 중심으로 임금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임금협상을 진행하는 식으로 ‘노조 힘 빼기’를 해 왔다. 이에 금속노조 삼성지회와 삼성웰스토리지회 등으로 구성된 삼성그룹 노동조합 대표단은 사쪽이 노사협의회와 정한 임금을 넘어서기 위한 임금인상 투쟁을 시작하기로 했다.

조장희 금속노조 삼성지회장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노조를 준비한 지는 14년, 실제로 만든 지는 11년이 되었는데 삼성 쪽의 조직적인 범죄로 이제야 첫 번째 단협을 겨우 체결했다”며 “삼성이 무노조 경영을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관리자 인식은 여전히 그때에 머물러 있는데, 부당노동행위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고 현 삼성 그룹의 노사협의회 중심 경영도 넘어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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