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전국금속노동조합 7.20 총파업 돌입 선포 기자회견에서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이 윤석열 정부에 ‘노동중심 산업전환’과 ‘노정교섭’을 요구하며 오는 20일 하루 동안 총파업에 돌입한다. 기후위기와 기술발전에 따른 산업구조 변화가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제조업 고용 보장 등 노동정책 수립을 위한 정부와의 교섭이 필요하다는 것이 파업의 주된 요구다.
금속노조는 12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중심 산업전환, 노동이 참여하는 산업정책을 만들기 위해 노정교섭은 선택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의무”라며 “윤석열 정권이 남은 일주일, 입장과 태도를 바꾸지 못한다면, 금속노조는 총파업을 통해 노동자의 현실과 의지를 세상에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금속노조 대부분의 사업장이 임금·단체협약 교섭 중으로, 교섭과정에서 쟁의권을 확보한 사업장의 조합원은 전체 20만명 가운데 10만명에 달한다.
앞서 금속노조는 지난달 7일 ‘노동중심 산업전환 실현을 위한 금속산업 노정교섭’을 요구했지만, 정부가 이에 관한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금속노조 사업장의 상당수는 완성차·자동차 부품 산업으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산업구조 변화의 한 가운데 놓여있다. 금속노조는 산업전환에 따른 총고용 보장과 제조업 일자리 창출 방안 마련을 노정교섭의 핵심 의제로 삼고 있다. 부품사 자생력 강화를 위한 미래차 전환정책 수립, 원하청 불공정 거래 근절 등도 요구사항 가운데 하나다.
금속노조는 장기화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의 파업과 관련해서도 “하청사 대표는 원청 대우조선의 눈치를, 대우조선은 산업은행의 눈치를, 산은 회장은 대통령의 눈치를 보며 책임과 권한을 떠넘기고 있다”며 “책임 있는 자들이 모두 교섭을 외면하면 금속노조의 총파업은 거제의 동지들을 향해 달려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20일 총파업 집회를 거제에서 진행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금속노조는 대우조선에 공권력을 투입하면 20일로 예정된 파업과 관계 없이 즉시 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을 이미 밝힌 바 있다. 금속노조는 오는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과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도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파업에 관한 대책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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