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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비정규직 아리랑’ 만든 최동국씨

등록 2006-03-01 21:25

“발병 나도 희망의 고개 함께 넘어야죠”
정부·기업이 부른 IMF, 왜 노동자만 책임?
시대와 더불어 호흡하는 아리랑 대중화 앞장

“아빠는 용역 업체, 개인 도급노동자/ 오빠는 임시 계약, 파견 업체 노동자/ 언니는 시간 강사, 학원 교사 노동자/ 동생은 임시직, 아르바이트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애환을 아리랑 가락에 담아낸 〈비정규직 아리랑〉이 제작됐다. 이 노래는 6년째 전통민요 아리랑 대중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최동국(50·한빛코리아 대표)씨가 노랫말을 짓고 ‘을지’(본명 차지훈·32)가 작곡했다. 노래는 중앙대 국악과에서 판소리를 전공한 ‘빛’(본명 전애현·25)이 불렀다. 최근 국회에서 비정규직 관련법이 통과된 이후 한빛코리아 홈페이지(hanbitkorea.com)에 올라있는 〈비정규직 아리랑〉이 네티즌들에 의해 급속히 전파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지난달 27일 낮 이 노래가 홈페이지에 오른지 불과 몇 시간 뒤, 국회는 관련법을 통과시켰다고 한다.

“우리는 희망이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 가족/ 우리는 미래가 안 보이는/ 시한부 인생 노동자들/ 아…아…아…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오/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이 곡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의 책임은 정부와 기업, 금융기관에 있는데 왜 비정규직 노동자가 고통받아야 하는지 절규하고 있다. 아리랑의 구슬픈 가락이 노동자 아픔을 더욱 실감나게 엮고 있다.

제작자 최씨는 “구제금융 사태는 사전에 예측·관리하지 못한 ‘정부’와 경쟁력을 상실한 채 방만한 경영을 했던 부실한 기업과 금융기관에 잘못이 있는데도 노동자들이 책임을 모두 떠맡고 있는 현실이 너무 속상해 제작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저임금과 고용 불안, 열악한 근로 조건 등 온갖 악조건 속에서 미래 없는 삶을 꾸려가야만 하는 여성, 저학력층, 청년·노년층 등 사회적 약자들의 애환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했다. 최씨는 아리랑 대중화 및 현대화를 위해 이미 〈단군조선 아리랑〉, 〈치앙마이 아리랑〉, 〈희망의 아리랑〉 등을 제작해 왔으며, 특히 2001, 2002년에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교과서 왜곡에 맞서 〈대마도 아리랑〉을 제작해 네티즌들 사이에 널리 퍼진 바 있다.

〈비정규직 아리랑〉은 애환의 공유에만 머물지 않는다. 노동자들의 뜨거운 가슴은 새로운 변화를 갈망하고 이를 꼭 실현할 것이란 믿음을 던지고 있다. “어느 누가 우리를 이토록 힘들게 하는가/ 아이엠에프 사태는 누구 때문에 발생하였나/ 갈수록 지쳐만 가는 우리의 영혼과 육체/ 우리의 뜨거운 핏줄은 허무하게 타오르고 있네/ 우리의 가슴속 심장은 새로운 변화를 원하고 있어….”

글 이상기 기자 amigo@hani.co.kr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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