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노동

‘전철역서 발만 동동’…출근·통학전쟁

등록 2006-03-02 10:57수정 2006-03-02 15:55

30∼40분 열차 기다리다 발길 돌리기도
`콩나물시루 열차'…지각사태에 항의 빗발
한국철도공사 노조가 사측과 협상결렬로 이틀째 파업을 강행한 2일 수도권 전철과 전국의 열차가 파행 운행돼 직장인들의 지각사태가 속출하는 등 출퇴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특히 이날 일제히 열린 초.중.고교 등 각급 학교의 입학식과 개학식이 겹쳐 서울 지하철 1,3,4호선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간헐적으로 운행된 `콩나물시루' 같은 열차때문에 고통을 겪어야 했다.

또 화물열차 운행률이 11%로 뚝 떨어지면서 수출입 컨테이너와 시멘트 등의 물류 수송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산업계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과 경찰은 철도노조원들의 농성장에 대한 공권력 조기투입 방침을 정하고 노조 지도부 검거에 나섰으나 이를 감지한 노조측이 서울 이문동 차량기지에서 농성을 풀고 `산개투쟁'으로 전환해 파업 장기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사측은 이날 오후 3시를 시한으로 최종 긴급업무복귀 지시를 내리고 복귀하지 않는 노조원은 파면 등 중징계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파업 철회를 종용했다.

그러나 노조의 산개 투쟁 전환 이후 일부 노조원들이 업무로 속속 복귀하면서 이날 낮 12시 현재 14.0%의 조합원이 복귀한 것으로 집계돼 철도 운행 조기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 수도권 교통대란…물류 피해 `눈덩이' = 철도노조 파업으로 전체 열차 운행률이 평시의 40.4%로 떨어진 가운데 수원, 인천 등지에서 서울로 출퇴근 및 통학하는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철도공사가 서울지하철 1,3,4호선 운행을 서울메트로(옛 서울지하철)와 분담운행하기 때문에 수도권 전철 이용객의 불편이 타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다.


하루 이용객이 7만∼8만명 수준인 수원역은 이날 1호선 상.하행선이 평시의 절반인 81회만 운행돼 종전 5∼6분이던 배차간격이 최장 15분까지 늘어나 전철 승강장은 평소보다 2∼3배 많은 승객들로 붐볐다.

또 수원역에서 성북이나 청량리 방향으로 가는 전철 대부분이 용산역까지만 운행해 이용객들이 열차를 갈아타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이날 수도권 전철은 오전 6시까지 131대가 운행돼야 했지만 79대 밖에 운행되지 않아 60%의 운행률을 보였다. 수도권 전철의 노선별 운행률은 경부선과 경인선 51%, 안산선은 39%, 분당선 48%, 일산선 89% 등이었다.

또 지하철 혼잡을 예상한 시민 중 상당수가 자가용을 이용해 출퇴근함에 따라 주요 도로에서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으며 고속버스터미널과 공항은 평소보다 대폭 늘어난 승객들로 붐볐다.

대한항공의 경우 이날 오후 2시30분 광주행 KE1305편과 3시 부산행 KE1131편의 좌석이 만석을 기록하는 등 국내선 탑승률이 평소 60∼65%보다 높은 85%를 웃돌았고 아시아나항공도 이날 김포-부산 노선을 2편 증편하기도 했다.

KTX 등 장거리 열차 운송도 운행횟수가 줄고 배차간격이 늘어나면서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고 화물 열차 운행률이 17.7%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수출입 컨테이너와 시멘트 등의 수송 차질로 산업계 피해도 확대되고 있다.

수도권 수출입화물 물류기지인 의왕내륙컨테이너 기지의 화물 열차 운행 횟수는 평소 20편에 달했지만 1일에는 평소의 절반인 10편에 불과했고, 부산ㆍ광양항의 화물 운송도 평시의 37% 수준에 그치고 있다.

◇ 공권력 조기투입에 노조 `산개투쟁' 맞서 = 경찰이 이날 오전부터 노조 농성장에 대한 공권력 조기투입 방침을 정하자 이를 감지한 노조 지도부는 서울 이문동차량기지에서 벌여온 파업농성을 풀고 `산개투쟁'으로 전환했다.

노조 관계자는 "공권력 투입 움직임이 감지됨에 따라 오전 10시30분께 지도부가 `이문동 차량기지 농성을 중단하고 10여명씩 조를 지어 산개투쟁으로 전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노조측이 산개투쟁 방식으로 전환함에 따라 `파업이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직권중재 명령에 불응하고 파업을 강행한 노조 지도부는 물론 파업과정에서 과격.폭력행위에 가담한 노조원들도 사법처리하겠다며 강경대응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경찰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파업 노조 지도부 11명의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철도노조 파업 전날 총파업에 돌입한 민주노총이 이번 철도 파업에 개입했는지 등을 살펴 불법 단서가 발견되면 민주노총 지도부 관계자도 사업처리할 수 있다는 입장을 시사하기도 했다.

◇ 노조원 복귀율 높아져…조기 정상화 기대감도 = 파업 지도부가 지역별 산개 투쟁으로 전환하면서 파업 대열에서 이탈하는 노조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파업 첫날인 1일 8%에 불과했던 노조원 업무 복귀율은 2일 오전 10시에는 12.5%로 높아진데 이어 산개투쟁 전환 이후인 낮 12시 현재는 14.0% 수준까지 올라갔다.

사측은 이날 오후 3시까지 복귀하지 않으면 파면 등 최고의 중징계를 내리겠다는 최종 복귀명령을 내렸으며, 고참 기관사 등을 중심으로 "파업명분이 없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복귀의사를 밝힌 노조원이 적지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개 투쟁 전환 후 노조 지도부가 노조원들의 복귀를 통제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정부와 사측의 강경 대응 방침으로 복귀율은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철도노조의 파업이 조기 종식돼 열차 운행이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일각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노사가 1일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밤샘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이 총파업에 다시 돌입한 상태여서 완전 정상화에는 어느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영복 윤종석 박상돈 기자 youngbok@yna.co.kr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