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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필진]파업을 바라보는 상식 되찾기

등록 2006-03-02 16:07수정 2006-03-02 16:18

나는 대학에서 일하고 있다.

오늘은 3월 2일, 개강 날이다.

개강 날, 특히 1학기 개강 날은 대학의 1년 중 가장 활기찬 날이다.

이른 아침부터 교정에는 새로운 시작의 힘이 느껴진다.

아침뉴스에서는 한국철도공사노동조합의 파업으로 인한 교통대란을 보도한다.

우리나라 언론의 파업에 대한 보도태도는 예나지금이나 시민을 애지중지한다.

“시민의 발을 볼모로”라는 고정 레퍼토리에 오늘은 “각급학교들의 일제 개학으로 시민불편 가중”이라는 매우 정세적인 자세를 보탰다.


1994년으로 기억된다.

나는 “전지협(전국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 파업”을 후배들과 함께 지원했었다.

여러 일정 중의 하루, 1학년 후배들에게 이런 얘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훗날 우리는 분명 노동자로 살아갈 것이다.

그 때 오늘의 기억을 떠올리며 다른 노동자의 파업으로 인한 불편함을 말하기 전에 그들의 절실한 요구에 귀 기울이고 이해하려 노력하자.“

그 때의 1학년 후배들은 오늘의 출근길에 많이 불편했을 것이다.

오늘의 신입생들은 첫 등교길에 많이 불편했을 것이다.

그리고 나 또한 만원 지하철에 불편했다.

이렇게 시민의 발이 볼모가 되는 것은 나의 불편함이다.

하지만 파업요구조건의 옳고 그름을 떠나, 파업참가는 그 또는 그의 가족에게 생존문제다.

자신의 편안함은 중요하고, 이웃의 생존은 중요하지 않다면 이는 몰상식이다.

연대(連帶/solidarity)는 상식의 최소한을 되찾아가는 행위이다.

시민으로써의 불편함을 토로하기에 앞서 같은 노동자로써 서로의 생존을 걱정해주는 것이 상식이다.

오늘은 후배들에게 전화 한 통 하려한다.

아침 출근길에 수고 많았다고. (20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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