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철도노동조합이 파업을 하루 앞둔 지난 1일 서울 지하철 충무로역 승강장에서 시민들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노사가 2일 오전 9시 파업을 코앞에 두고 임금·단체 협약에 잠정합의했다. 이에 따라, 철도노조의 파업이 철회돼 철도와 수도권 전철은 정상운행된다.
2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전국철도노동조합과 코레일은 전날 밤부터 코레일 서울 사옥에서 밤샘 교섭을 벌인 끝에 새벽 4시30분께 잠정합의에 이르렀다.
노사는 올해 임금을 정부의 공공기관 인건비 인상 가이드라인인 지난해 총액 대비 1.4% 이내에서 인상하기로 했다. 교섭의 최대 쟁점이었던 통상임금 항목 확대에 따른 실적급(시간외수당 등) 증가분 지급 방법과 관련해, 공사가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실적급 증가분을 단계적으로 해소하기로 했다. 공사는 통상임금 소송 판결에 따라 기존에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았던 승무수당 등 임금항목들이 통상임금으로 포함됐다. 한해 600억원이 넘는 실적급 상승이 발생했지만, 기획재정부는 이를 ‘총액인건비’ 안에서 지급하라고 공사에 요구해왔다. 이에 따라 임금 인상이 어려워진 노조는 공사에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공사가 기재부와 협의해 600억원 가운데 올해는 400억원, 내년에는 200억원까지 인건비 예산과 별도로 지급하는 방식을 제안했고, 노조가 이를 수용했다.
인사적체 문제 해결과 관련한 쟁점이었던 ‘승진포인트’ 제도도 중앙노동위원회 권고사항을 수용해 2025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평가요소별로 ‘포인트’를 매겨 해당직급기간 동안 점수를 합산해 승진인사에 반영하는 제도다. 지난달 5일 경기 의왕 오봉역에서 입환(열차 분리·결합) 작업 중에 발생한 중대재해와 관련해, 해당 작업을 현행 2인1조에서 3인1조로 시행하기로 하고 선로개량을 포함한 작업환경 개선도 진행하기로 했다. 공사가 유가족에게 공식 사과 표명도 하기로 했다.
앞서 철도노조는 통상임금 문제 해결, 승진제도 개선, 인력충원을 포함한 안전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며 지난 24일부터 준법투쟁에 돌입하는 한편, 2일 오전 9시부터 파업을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잠정합의에 따라 파업은 철회됐다. 철도와 수도권 전철은 정상운행다. 노사가 잠정합의한 내용은 조합원 총투표를 통해 인준된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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