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유니온’ 조합원들이 지난 4월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어 ‘안전배달료 도입하라’고 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일감을 받는 배달라이더·대리기사·가사도우미 등 플랫폼노동자가 지난해보다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배달·배송·운전 직종의 증가세는 주춤했지만, 가사·청소·돌봄 직종은 89.3%나 증가했다.
27일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2022년 플랫폼종사자 규모와 근무실태’ 조사결과를 보면, ‘고객만족도 평가 등의 방법으로 일의 배정 등에 영향을 미치는 플랫폼을 매개로 노무를 제공하는’ 플랫폼노동자는 80만명으로, 지난해 66만명보다 13만4천명(20.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5~69살 전체 취업자 가운데 3%에 해당하는데 지난해 2.6%보다 비중도 늘었다.
업종별로 보면 배달라이더·대리기사 등 배달·배송·운전 직종이 51만3천명(64.5%)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뒤이어 통번역·상담 등 전문서비스가 8만5천명, 데이터입력 등 단순 작업이 5만7천명, 가사·청소·돌봄 직종이 5만3천명, 미술 등 창작활동이 3만6천명으로 나타났다. 배달 등 직종은 지난해보다 2.2% 증가하는 데 그쳤을 뿐만 아니라 전체 플랫폼노동자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75.9%에서 크게 줄었다.
반면 가사 등은 89.3%, 창작활동은 89.5%나 증가했다. 김준영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중심으로 이뤄지던 노무제공 분야가 플랫폼노동으로 전환되고,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라 배달 등 직종 비중이 많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플랫폼노동자의 57.7%에 달하는 45만9천명이 플랫폼노동이 ‘주업’(전체 수입의 50% 이상 또는 주당 20시간 이상 노동)이라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31만2천명(전체의 47.2%)보다 늘어난 수치다. 간헐적(전체 수입의 25% 미만 또는 주당 10시간 미만 노동)으로 플랫폼노동을 하는 이들은 지난해 8만8천명(13.3%)에서 16만9천명(21.2%)로 크게 늘었다.
플랫폼노동자는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의 노동권 보호 조처는 뒤따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 이용 때 ‘어떠한 계약도 맺지 않았다’ 또는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64.3%로 지난해(42.3%)에 비해 많이 증가했다. 플랫폼노동자 고용·산재보험 가입대상 직종도 늘어나고 있지만, 전체 고용보험 가입률은 46.4%, 산재보험 가입률은 36.5%에 그쳤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