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이랑 다퉜는데 알바비 안 줘요 ㅠㅠ 어쩌죠? [갑질상담소]

[한겨레S] 쩜형의 까칠한 갑질상담소
제트(Z)세대 임금 체불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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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아르바이트 하던 곳 사장님과 다툰 뒤 그만두게 되었는데, 월급을 보내달라고 연락하니 직접 받으러 오라는 말만 반복하고 연락 두절 상태입니다. 주휴수당도 안 주는데 계약서도 없어서, 신고하면 그 사실을 어떻게 증명해야 할까요? 만약에 월급을 받으러 갔는데 해코지를 하거나 돈을 던져주거나 백원짜리로 다 바꿔서 주는 행동을 하면 법적으로 문제가 되나요? (2023.1. 닉네임 점)

A. 사장이 잔뜩 화난 모양이네요. 말다툼하던 사장이 “그럴 거면 때려치워”라고 했는데, 막상 혼자 일하려니 힘들어 ‘꼬라지’가 난 건가요? 걱정 마세요. 근로기준법 36조에 퇴사 후 14일 안에 월급 안 주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어요. 사장한테 월급 달라는 문자 보내고, 14일 지나면 노동청에 임금체불로 신고하면 됩니다.

주 15시간 이상 일하면 주휴수당 받을 수 있어요. 시급 1만원, 하루 8시간, 주 5일 일했다면 임금 40만원에 주휴수당 8만원 더해 매주 48만원입니다. 근로계약서 안 썼다고 했는데 그 자체가 법 위반이에요. 사장에게 문자 보낼 때 근로계약서 미작성도 신고할 수 있다고 하세요. 임금명세서도 안 줬겠죠? 계약서·명세서 둘 다 최대 500만원 물게 할 수 있어요. 단, 회사 편 드는 근로감독관이 적지 않으니 노동청 너무 믿지 마시고 증거 잘 모으세요.

돈이 급해 14일을 못 기다릴 것 같으면 친구랑 같이 가서 영상 찍으세요. 해코지하면 싸우지 마시고 112에 신고하시고요. 사장이 돈을 던지면? 영상 찍으면 유튜브 백만 뷰 갑니다. 월급을 100원짜리 동전으로 주면. 음. 그건 법 위반은 아니니까 일단 받으시고, 그 집 물건 살 때 10원짜리로 내시면 어떨까요? 게시판에 올리고 댓글 달아 창피 주시고요.

수능 끝나고 ‘알바’ 하는 분들. 올해 최저임금은 시급 9620원, 월급 201만580원이에요(주 40시간, 주휴수당 포함 209시간). 수습이라고 월급 적게 줄 수 없어요. 최저임금법에 1년 이상 계약할 때만 수습 3개월 동안 월급 90%를 줄 수 있는데, 그것도 단순노무직은 안 되니까 수습이라고 돈 적게 주는 건 대부분 불법입니다.

이제 알바 시작하는 분들 꿀팁 알려드려요. ①채용공고 캡처 ②근로계약서·임금명세서 받기 ③최저시급 확인 ④4대 보험 가입 ⑤근무시간 기록. 부당한 일을 당할 때 녹음은 기본이고요. 5인 이상이면 부당해고 구제신청도 할 수 있으니, “너 나가” 하면 “네” 하지 마시고 해고 증거 남기세요.

요즘 알바 경험을 살려 강아지 조련사와 판소리 명창의 꿈을 이룬다는 내용의 광고가 인기죠? 광고는 “알바 현장에서 열정적으로 일하는 제트(Z)세대를 응원하기 위해 기획”했다는데 현실은 ‘꼰대’ 사장님의 ‘훈장질.’ 사장님들께 호소드려요. 남의 귀한 자식입니다. 잔소리 뚝! 열심히 삶을 꾸리려 애쓰는 청년입니다. 격려해주세요. 설 대목에 손님 많으면 보너스도 주시고요.

다 떠나서 법은 지켜야죠. 근데 직원이 양아치라고요? ‘빌런’ 직원 대처법은 다음에 얘기할게요. 일단 사장님부터! 법을 지키세요.

박점규 직장갑질119 운영위원

직장갑질119에서 평범한 직장인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노동권·인권 침해에 대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