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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단독]통상임금이 기본급 100만원?…악사손보 수당깎기 ‘꼼수’

등록 2023-04-24 18:35수정 2023-04-25 19:56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대기업 악사(AXA)손해보험 대구 지역 콜센터에서 일하는 ㄱ씨는 1년간의 육아휴직을 마치고 2021년 10월 복직했다. 기본급이 100만원인 그는 육아휴직 기간 한 달에 70만∼80원을 휴직급여로 받았다. 그런데 ㄱ씨는 자신이 실제 받아야 할 액수보다 적게 받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회사가 육아휴직급여 지급의 기준이 되는 통상임금을 기본급에 한정하는 바람에 빚어진 일이다. ㄱ씨는 그해 11월 대구서부고용노동지청에 이의신청을 했다.

<한겨레>가 24일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확보한 악사 손해보험사의 급여명세서, 사내규정 등을 바탕으로 취재한 결과, 악사손해보험은 수십년간 콜센터 노동자의 통상임금을 ‘100만원’으로 턱없이 낮게 책정하는 꼼수를 부려 ㄱ씨 같은 노동자들이 육아휴직 급여 등에서 손해를 본 것으로 밝혀졌다. 악사 콜센터 노동자의 기본급은 100만원으로, 나머지 성과·업무·조직관리수당 등을 합해도 종종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악사는 취업규칙 12조에 ‘세전 총급여가 고시되는 최저임금액에 미달할 경우 회사는 그 급여와 최저임금액의 차액만큼 추가로 지급한다’는 규정에 따라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금액은 별도로 보전해줬다.

문제는 악사 쪽이 연장·야간·휴일근로 수당과 육아휴직 급여를 계산할 때 기준이 되는 통상임금을 기본급으로 한정한 대목이다. 임금 중 어느 항목까지 통상임금으로 볼지는 근로기준법에 따로 정해져 있지 않은데, 법원은 정기적·고정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임금 항목은 통상임금으로 본다. 하지만 악사 쪽은 기본급을 뺀 나머지 수당은 모조리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ㄱ씨는 매달 최소 30만원의 성과수당을 받았지만, 통상임금 계산에서 빠졌다. 통상임금은 출산전후 휴가급여, 해고예고수당 등을 계산할 때도 기준이 된다.

ㄱ씨 문제 제기에 대구서부고용노동지청은 지난해 11월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육아휴직급여를 재산정해 추가 지급하라”며 368만7570원을 ㄱ씨한테 주라고 결정했다. 노동부 근로기준정책과 관계자는 <한겨레>에 “회사가 최저임금을 보장하면서 최저임금만큼의 임금이 매달 지급되는 것으로 보고, 통상임금 요건인 고정·정기·일률성을 충족한다고 봤다”고 말했다. 악사 쪽 주장대로 기본급 100만원이 아니라 그해 최저임금액 전부를 통상임금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다.

노동부의 이번 판단은 악사의 전국 콜센터에서 일하는 1000여명이 그동안 통상임금에 근거해 받지 못한 각종 수당을 청구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임금채권 소멸시효는 3년이다. 김재민 노무법인 필 노무사는 “악사처럼 취업규칙에 최저임금 보장이 명시된 사업장에도 일괄 적용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전국사무금융노조는 전국의 손해보험사 콜센터 노동자를 7500여명 규모로 추산한다. 악사를 빼고 적어도 두 곳은 기본급이 100만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한규 의원은 “보험사들이 상담직군의 통상임금을 낮추는 꼼수로 통상임금과 연동되는 육아휴직 등이 턱없이 낮아지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악사손해보험뿐만 아니라 다른 보험사들에도 만연한 문제로 전반적인 실태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악사 쪽은 통상임금 100만원 논란에 대해 “법 위반과는 상관이 없다고 보아 기본급을 최저임금 인상률에 따라 인상하지 않은 것”이라며 “통상임금이 최저임금보다 낮은 경우는 계속 존재해 왔다. 편법이라기보다 법 제도가 문제”라고 밝혔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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