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서울 을지로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열린 ‘인도적 체류자 가족 결합 및 가족구성권 보장 증언 대회’에 참석한 한국 체류 외국인들이 수년 동안 가족들을 만나지 못하는 상황을 증언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정부가 9월부터 비전문직 취업비자(E-9비자)로 입국한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최초 근무를 시작한 지역 안에서만 사업장 변경을 허용해 타지역 인력 유출을 방지하기로 했다. 외국인노동자를 위한 공공기숙사를 제공하는 지방자치단체에는 고용 한도 상향 등 혜택도 주기로 했다.
국무총리실 산하 외국인정책위원회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8차 회의를 열고 외국인 비전문직 취업비자(E-9) 관련 외국인력의 사업장 변경제도, 숙소비 기준 및 주거환경에 관한 개선방안을 의결했다.
개선안을 보면, 오는 9월부터 입국하는 외국인 노동자는 수도권, 충청권, 전라‧제주권 등 일정 권역과 업종 내에서만 사업장을 옮길 수 있다. 그간 같은 업종이라면 전국 이동이 가능했는데, 이로 인해 일부 외국인 노동자가 수도권 등으로 이동하면서 지역 인력유출이 크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 또 동일 사업장에서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하면, 비자 만료 뒤 본국에 갔다오는 절차없이 계속 근무를 허용하는 장기근속 특례를 신설해 업무 숙련도가 높은 외국인 노동자의 장기근속을 유도한다.
또 입국 초기 외국인 노동자가 사용자의 책임이 아닌 사유로 사업장을 변경할 경우 사업주는 내국인 구인노력 기간(7∼14일)을 생략하고 곧바로 외국인력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외국인 노동자가 입국 후 1년 내 최초 배정된 사업장에서 다른 사업장으로 바꾸는 비율은 31.5%로 집계됐다. 또 사업주는 태업 등 노동자 책임에 따른 사업장 변경 이력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외국인 노동자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공공기숙사를 적극적으로 설치하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해 고용허가 발급 시 해당 지자체의 사업장별 고용 한도를 상향하고 고용허가 사업장 선발 시 가점을 부여하는 등 우대한다는 계획이다.
김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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