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신이의 발자취] 김태완 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 영전에
‘참여와 혁신’ 제공
40대 나이에 택배 현장 투신
택배노조 합법 지위 얻어내고
원청·대리점 갑질 방지 합의 등
‘7천명 조합원’ 권리찾기 혼신 “능동적으로 일하고 원칙 강조” 참으로 험난한 과정이었다. 고인이 현장에서 투쟁을 시작하자, 회사는 대리점 자체를 없애버려 고인을 해고하였으며, 이에 굴하지 않고 동지를 모으고 모아 노동조합을 만들어 냈지만 노동부가 신고필증을 내주지 않아 무기한 단식농성을 비롯해 1년을 싸워야 했다. 합법 노동조합이 되었으나, 노동조합의 확산을 막기 위한 사쪽의 거센 탄압, 진짜 사장임을 거부하는 회사의 무책임에 맞서 수년을 투쟁해야 했다. 그렇게 탄압을 뚫자, 이번엔 코로나에 따른 집단 과로사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투쟁 못지않게 험난했던 사회적 합의를 위한 지난한 논의와 총파업 투쟁을 해야 했으며, 사회적 합의 이후, 고인과 우리는 또다시 합의의 성과를 자신의 이윤으로 가져가려는 택배사들에 맞서 두 달 넘게 총파업 투쟁을 해야 했고, 그 뒤에는 또 170여 명에 대한 해고 시도에 맞서야 했다. 그리고 올해, 상시해고제도 ‘클렌징’ 제도를 폐지하기 위해 쿠팡 씨엘에스(CLS)와 투쟁을 해야했다. 그 과정에서, 한스럽게도 고인의 몸이 고인의 열정을 지탱하지 못하고 말았다. “어려운 시기에도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해서 많은 동료들이 힘들지만 따랐죠.” 고인이 학생운동을 하며 탄압을 받을 때 선후배들이 고인을 두고 한 말이다. 고인은 늘 주어진 상황에 수동적으로 대처하기보다 상황을 능동적으로 만들어가기 위한 기획과 설계를 강조하며 일을 했다. 지난 19일, 유족과 노동시민사회단체, 7천 택배노동자들의 애도 속에 고인은 마석 모란공원에 묻혔다. 쉼없이 달려온 고인의 영전에 마지막 존경의 인사를 드린다. 평안한 안식을 기원하며, 고인이 항상 외쳤고, 택배 현장에서 항상 울려퍼지는 택배노동자들의 대표 구호로 마지막 인사를 드린다. “뭉치면 주인되고, 흩어지면 노예된다!” 한선범/전국택배노조 정책국장
연재가신이의 발자취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