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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임금체불 신고하니 ‘자발적 퇴사’로”…실직 69% 실업급여 못 받아

등록 2023-08-27 12:00수정 2023-08-27 19:48

직장갑질119 설문조사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실업급여 신청 창구. 연합뉴스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실업급여 신청 창구. 연합뉴스

“퇴사 후 고용노동부에 임금체불 신고하니 회사에서 ‘권고사직’에서 ‘자발적 퇴사’로 정정한다고 협박하네요. 실업급여를 못 받게 하려고요. 회사가 저를 해고해놓고 문제 생길까 봐 권고사직으로 처리한 건데, 너무 무섭네요.” (2023년 7월 직장갑질119 제보 중)

직장갑질119와 아름다운재단이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2∼10일까지 직장인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지난 1년간 본인 의지와 무관한 실직 경험’ 여부에 대해 16.7%가 ‘있다’고 답했다. 고용형태·사업장 규모별로 보면, 비정규직의 실직 경험은 31%로 정규직(7.2%)의 4배 이상이었고,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의 실직 경험은 24.7%로 300인 이상 노동자(10.4%)의 2배 이상이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실직 경험이 있는 응답자(167명)를 대상으로 실직 사유를 묻자 ‘계약기간 만료’가 31.7%로 가장 높았고, 이어 ‘권고사직·정리해고·희망퇴직’(28.1%)과 ‘비자발적 해고’(21%), ‘자발적 퇴사’(12.6%), ‘기타’(6.6%)였다. 자발적 퇴사를 제외하고 10명 중 8명꼴(80.8%)로 사실상 비자발적 퇴사 경험을 한 셈이다.

그러나 비자발적 퇴사 경험이 있는 응답자(134명)의 68.7%는 지난 1년간 실업급여를 받은 적 ‘없다’고 답했다. 특히 비정규직,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등 이른바 일터 약자들은 더 잦은 실직을 경험하고도 실업급여를 받지 못했다. 지난 1년간 실업급여 미수령 응답률은 비정규직에선 69.6%, 15시간 미만 노동자 80.8%, 월 150만원 미만 노동자 90.9%, 5인 미만 노동자 88.9%였다.

실업급여를 받지 못한 응답자(92명)의 미수령 사유론 ‘고용보험에 가입되지 않아서’(38.0%), ‘수급자격을 충족시켰지만 자발적 실업으로 분류됨’(23.9%) 순으로 많았다.

직장갑질119 조영훈 노무사는 “실업급여 수급대상자인 비자발적 이직자 상당수가 받아야 할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주의 고용보험 미가입, 이직사유 거짓 기재 등 때문인데 모두 위법행위”라며 “정부가 실업급여 제도의 개선을 위해 이런 위법 행위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실업급여 하한액 삭감·폐지 시도에 이어 단시간 노동자의 실업급여 삭감 방침을 추진하고 있다. 노동부는 이번 주중 고용보험위원회를 열어 해당 안건을 상정, 통과시킬 예정이다. 현행 규정상 1일 노동시간이 3시간 이하여도 이를 4시간으로 간주해 실업급여를 책정했는데, 이를 실노동시간으로 계산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1일 3시간 이하 근무 노동자의 실업급여는 대폭 줄 것으로 보인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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