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민중의 소리
“정부는 이번 불법 점거사태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하고 단호하게 대처할 것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청와대가 20일 포항지역 건설노조원들의 포스코 본사 농성사태에 대해 입을 열었습니다. 사뭇 비장감이 넘칩니다. 불법농성을 해산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병완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일일상황점검회의에서 내린 결정입니다.
청와대 대변인은 이어 “불법 농성을 부추기고 장기화시키는 노동 단체의 행위는 더 이상 정당한 노동운동으로 볼 수 없으며, 불법행위를 지원하는 어떠한 정당 활동도 책임 있는 정치라고 볼 수 없으므로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상수 노동부장관의 서슬도 같습니다. 이 장관은 “포항지역 건설노조원들의 포스코 본사점거는 명백한 불법 행위”라며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포스코 사태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관은 “자진해산만이 해법이며 원칙 없는 타협은 주선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대단한 ‘인권변호사’입니다. 궁지에 몰린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무조건 항복’을 요구하는 장관이 맡은 부처가 ‘노동부’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굳이 저들에게 왜 사 쪽의 불법에는 눈감느냐 묻지 않겠습니다. 노사관계에서 이 땅의 불법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언제나 이중 잣대였습니다. 굳이 저들에게 자신들의 ‘대장 노무현’이 과거에 어떤 발언을 했는지도 묻지 않겠습니다. 잊은지 오래입니다.
오직 하나만, 20일 아침 <한겨레>에 ‘니들이 그러면 안된다’는 칼럼을 쓴 기자로서, 묻겠습니다.
저들의 눈에는 포항 현장에서 경찰이 휘두른 방패에 머리가 찍힌 하중근씨의 꺼져가는 생명이 보이지 않는 걸까요?(사진은 오열하는 하중근씨 어머니). 아니, 이미 칠순이 눈앞인 농민을 국회 앞 아스팔트에서 때려죽인 ‘전과’가 있기에 둔감한 걸까요?
저들의 눈에는 ‘불법농성을 부추기는 자’로서 분명히 선언합니다. 저에게 더 큰 힘이 있다면 더 부추기고 싶습니다.
진정 묻고 싶습니다. 저들에게 농민은, 노동자의 생명은 ‘파리 목숨’밖에 안 되는 걸까요?
저들이 곧 ‘작전’에 들어갈 ‘진압 작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이미 저들은 ‘불행한 사태’를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청와대가 “모든 수단을 강구”하라고 지시를 내렸습니다. 어디에도 ‘대화’는 없습니다.
허울 좋은 ‘참여정부’, 노무현 정권에 경고합니다. 이미 수많은 노동자와 농민이 죽었습니다. 간곡히 호소합니다. “제발 더는 죽이지 말라”고.
변호사 출신인 대통령과 장관이 어떻게 법적 해석을 하든 그들의 ‘자유’입니다. 하지만 명토박아둡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살인’을 지금이라도 멈추기 바랍니다. 그 꽉 찬 법률지식과 당신들이 지닌 권력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억압을 풀기위한 입법에 나서길 강력히 촉구합니다. (새로운사회를 여는 연구원장)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필자, 기자가 참여한 <필진네트워크>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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