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6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는 케이티엑스(KTX) 여승무원 노조원들이 10일 오후 서울역 앞에서 ‘이철 철도공사 사장의 해임’을 촉구하는 시민 서명을 받고 있다. 이날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이들을 철도공사가 직접 고용하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이상수 노동장관 밝혀…“적법도급” 기존 입장 뒤집어
KTX 여승무원쪽, “늦게나마 올바른 판단 다행”
KTX 여승무원쪽, “늦게나마 올바른 판단 다행”
이상수 노동부 장관이 316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는 케이티엑스(KTX) 여성 승무원 문제에 대해 “철도공사가 이들을 직접 고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케이티엑스 여승무원의 자회사 고용은 적법 도급”이라는 기존 노동부 견해를 사실상 뒤집은 것이다. 이 장관은 10일 낮 기자들과 만나 “오늘 오전 (한명숙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에서 장기화한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한국철도공사가 케이티엑스 여승무원을 직접 고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관계 부처들이 이 문제에 신중한 반응을 보여 아직 확정됐다고 말할 수 없지만, 철도공사가 케이티엑스 여승무원을 직접 고용하는 방안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며 “5월 발표할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에서 케이티엑스 여승무원 문제를 언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또 “불법 파견과 도급 등에 대해 정부 기관 간에 기준이 다르면 안 되기 때문에 조만간 법무부와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장관은 “케이티엑스 여승무원들도 명분을 얻기 위해 직접 고용될 때까지는 철도공사 자회사인 케이티엑스관광레저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의 발언에 대해 민세원 철도노조 케이티엑스 열차승무지부장은 “장관이 뒤늦게나마 올바른 판단을 내려서 기쁘고 다행스럽다”며 “이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 위해 노사와 시민, 언론이 참여하는 대토론회를 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 지부장은 “먼저 자회사에 들어가 있으라는 요청은 우리의 명분을 무너뜨리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철도공사의 김천환 여객사업본부장은 “이 발언이 정부의 공식 의견인지 확인 중”이라며 “정부의 의견이 정해져 전달되면 그에 따를 것이며, 케이티엑스뿐 아니라 같은 맥락인 새마을호 승무원 문제까지 함께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노동부는 2006년 9월29일 “케이티엑스 여승무원 고용이 불법 파견이 아니라, 적법 도급”이라고 유권해석을 한 바 있다. 또 이 장관은 2006년 12월19일 <중앙일보>에 기고한 글에서 “철도공사의 양보안은 (노사)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제안처럼 보였다”고 말해, 철도공사 쪽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케이티엑스 여승무원들은 2006년 3월1일 공사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파업을 시작했으며, 5월15일 전원 해고됐다. 그 뒤 100여명은 케이티엑스관광레저에 재입사했고, 100여명은 떠나 현재 80명 가량이 파업을 계속하고 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