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무식 폭력’ 구인영장 발부
성과급 삭감 문제를 놓고 파국으로 치닫던 현대자동차 사태가 노사 협상이 시작되면서 해결의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16일 오전 10시40분 울산 북구 양정동 울산공장 본관 1층 아반떼룸에서 협상을 시작해 이날 밤 11시까지 협상을 계속했다. 지난달 28일 회사가 노조에 성과급 50% 삭감을 통보한 뒤 20일 만에 처음이다.
이날 협상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노조 교섭위원 30여명이 오전 10시10분께 협상장에 도착했으나, 회사 쪽 교섭위원들이 30분이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았다. 오전 10시40분 노무담당 한 간부와 함께 협상장에 도착한 윤여철 사장은 5분 만에 협상장을 빠져나가 한때 결렬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박유기 노조위원장이 노조 간부 5명과 함께 윤 사장 집무실을 찾아가 면담했다. 이 면담 뒤 노사는 각각 3명씩 실무교섭단을 꾸려 삭감 성과급 보전과 손해배상 청구소송·고소고발 취하 등 문제를 두고 본격 협의에 나섰다.
윤 사장은 “국민들이 걱정하고 있고 대외신인도 하락이 우려된다”며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노조가 파업을 철회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노조는 “성과급 지급없이 당장 파업을 풀기는 어렵다”면서도 “협상을 빨리 진행해 사태를 해결하자”고 답했다.
노사는 이날 오후 실무협의를 몇차례 정회했다가 재개하는 등 사태해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또 노조는 이날 실무협의가 정회될 때마다 중앙쟁의대책위를 열어 중간 협의결과를 놓고 장시간 대응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노조는 이날 밤 11시께 협상을 마치면서 17일 예정대로 주야간 6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이되 회사 쪽과의 교섭은 계속하고, 교섭결과에 따라 이후 파업 수위를 탄력적으로 조정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보연 노조 대외협력실장은 “어렵게 시작된 협상이 결렬되면 사태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며 “협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에 앞서 비자금 조성 등 혐의로 기소된 정몽구 현대차 회장 결심 공판에 맞춰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과 자택 앞에서 열려던 연좌시위를 1인 시위로 낮췄다.
한편, 울산지법은 이날 오전 청구된 박 노조위원장의 사전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울산/신동명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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