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오후 4시30분인 현행 은행 창구 영업 마감시간을 오후 3시30분으로 1시간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노조 게시판에는 고객 불편을 우려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고, 은행연합회도 반대 의견을 밝혔다.
금융노조는 올해 공동 임금·단체협상 안건 가운데 하나로 ‘대고객 영업 시간 단축 방안’을 마련해 오는 26일 중앙위원회 의결을 거쳐 27일 은행엽합회에 제출할 방침이라고 8일 밝혔다. 공강규 금융노조 정책실장은 “오후 4시30분에 영업 창구 문을 닫아도 잔업 처리 등을 하다 보면 퇴근 시간이 오후 8시를 훌쩍 넘기기 일쑤”라며 “영업시간 단축을 통해 노동 강도를 줄여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많다”고 말했다. 공 실장은 “인터넷뱅킹과 현금 입출금기 이용이 크게 늘어 창구 이용 고객 비중이 전체의 23%에 불과하기 때문에, 마감시간을 앞당겨도 고객 불편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금융노조는 영업시간 단축을 위해서는 여론이 중요하다고 보고 국민들을 상대로 한 홍보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공 실장은 “영업시간을 단축하면 비용이 절감돼, 수수료 인하 등 고객들에게 실질적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노조 게시판에는 “월급도 많이 받는 사람들이 해도 너무한다” “그러러면 토요일에 은행 문을 열어라”는 등의 금융노조를 비난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공성길 은행연합회 노사협력팀 부장도 “영업 마감시간 단축은 국민 정서상 받아들이기 힘든 것으로, 노조의 제안에 반대한다는 게 기본 생각”이라고 밝혔다. 공 부장은 “노동 강도가 강해지고 은행들이 시간외 수당을 정확하게 계산해주지 않는 건 분명한 현실”이라며 “노조 쪽이 인력 보강과 시간외 수당을 제대로 챙기기 위해 영업시간 단축 카드를 들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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