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곳 이상 가입할 듯…금융·금속노조등 확대 주목
개별 사업장 노조들이 상당수 산별노조로 전환한 가운데, 사용자 쪽에서도 보건의료산업에서 사실상 첫 사용자단체가 출범했다. 2004년 금속산업에서 87개 업체를 대표한 사용자협의회가 결성되긴 했지만, 중소업체 중심이어서 금속산업 전체의 대표성을 띠기 어려운 한계를 지녀왔다.
보건의료산업사용자협의회는 8일 오후 42개 병원 대표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마포의 대한병원협회 대회의실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공식출범했다. 공동대표로 전남대병원장과 소화아동병원장이 선출됐다. 그러나 전체 보건의료노조 조합원의 60% 가량이 소속된 사립대병원들은 산별교섭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며 대표를 내지 않았다.
일단 이날 사용자단체 구성으로, 보건의료산업 노사의 산별교섭은 한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노조 쪽은 1998년에 이미 기업별 노조에서 산업별 노조인 보건의료노조로 전환했음에 견줘, 사용자 쪽은 명실상부한 사용자 산별단체를 꾸리기까지 10년 가까이 끈 셈이다.
한국노동연구원 자료를 보면, 올해 전체 조직노동자 가운데 산별노조 조합원이 60% 가량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산별 노사 협상에 소극적인 태도여서 소모적 갈등을 거듭하고 있다. 금융산업의 경우 노사가 지난해 사용자단체 구성에 합의해 놓고도, 은행연합회가 ‘교섭의 효율성’을 주장하며 단협 유효기간 2년 연장, 사업장단위 파업 자제 방안 등을 요구해 노사 산별체제 성립이 지연되며 노조와 갈등을 빚고 있다. 금속산업에서도 소속 조합원 14만4천명 가운데 완성차 4개 업체 소속 조합원이 8만8천여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현대차 등이 산별교섭을 극구 꺼리고 있다.
은수미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대표권을 지닌 강한 노사단체가 구성돼 산별교섭을 벌일 때 교섭이 안정화되고 노동쟁의도 줄어드는 사회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국내외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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