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9일 파업 앞둔 이상욱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
25~29일 파업 앞둔 이상욱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
이상욱(43·사진)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장은 20일 “오는 25~29일의 파업은 정치파업이 아니라 생존권 투쟁”이라며 언론과 재계의 파업 반대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한-미자유무역협정체결로 한국 자동차산업이 가장 수혜를 받고 있는데 왜 파업을 하느냐’는 지적에 대해 그는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현대자동차의 경우 현재 미국에 연간 30만여대를 수출하고 있는데, 3년 뒤면 현 수출물량의 70% 가량이 미국에서 생산된다”며 “그러면 2.5%의 미국 관세가 철폐돼도 8만대 가량만 혜택을 입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반면에 8%인 한국의 관세가 철폐되면 가격 우위를 지닌 미국 자동차들이 국내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며 “이번 파업은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합법 투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따라서 “파업을 예정대로 강행하고 파업 수위를 낮출 의사도 없다”며 “대의원대회 등을 통해 조합원들의 뜻이 모아진다면 이번 파업 뒤 금속노조가 벌이는 추가 정치파업에도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FTA 수혜자가 웬 파업?
미 현지생산 늘어나 일자리 위협 ‘이번 파업이 찬반투표를 하지 않아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는 “지난해 11월 한-미자유무역협정체결 반대 파업 찬반투표에서 60% 이상 찬성을 해 찬반투표를 다시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파업 결정 과정에는 아쉬움이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한-미자유무역협정체결에 반대하는 조합원들이 더 많지만 언론의 비판성 보도에 주눅이 들어 정치파업에 대해 불만을 터트리는 상황에서 금속노조 중앙집행부가 찬반투표를 하기로 했다가 중앙위가 이를 취소해 입지가 좁아지는 결과를 빚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그는 “이번 정치파업이 끝나면 엄격한 평가를 통해 잘못된 의사결정구조를 바로 잡겠다”고 말했다. 찬반투표 생략 절차에 하자?
아쉬움 있지만 지난11월 60%가 찬성 그는 잦은 정치파업으로 지역·국가경제가 타격을 입는다는 외부의 여론에 대해서도 시각을 달리했다. 그는 “이번 파업엔 국내 완성차 4개사가 모두 참여해 현대자동차 대리점만 판매 부진을 겪지는 않는다”며 “울산의 시민단체들이 노조를 비난하기 이전에 한-미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해 국민 생존권을 벼랑으로 내모는 정부는 왜 비판하지 않는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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