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체결저지’ 여론 등 감안해
28~29일 전국 동시파업만 하기로 결정
28~29일 전국 동시파업만 하기로 결정
금속노조의 핵심 사업장인 현대자동차지부(조합원 4만4천여명)는 24일 울산공장 안 노조사무실에서 확대운영위원 간부회의를 열어, 25~27일 지역순환 부분파업은 하지 않고 28~29일 전국 동시 파업만 하기로 결정했다. 또 기아자동차(조합원 2만8천여명)도 합법 파업을 하기 위해 27일 한-미자유무역협정과 관계없이 임단협과 관련한 찬반투표를 벌인 뒤 28~29일 부분파업만 벌이기로 했다. 현대·기아자동차에 견줘 조직 역량이 약한 지엠대우(1만여명)와 쌍용자동차(6천여명)는 간부파업으로 전환하거나 파업 시간을 정기 시설 보수 시간에 맞출 예정이다.
따라서 금속노조의 한-미자유무역협정 체결 저지 파업 강도는 애초 예상보다 크게 낮을 전망이다.
이상욱 현대자동차지부장은 “완성차 4사의 공동 파업이 사실상 무산된 것은 아쉽지만 1200만 노동자들과 국민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전국 동시 파업은 강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갑득 금속노조 위원장은 “현대자동차 등이 금속노조 대의원대회에서 결정한 사안을 이행하지 않는 것은 유감”이라며 “긴급 대책회의를 열겠지만 금속노조 중앙집행부가 금속노조 대의원대회 결정 사안을 바꿀 권한이 없으므로 전술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완성차 4사 노조가 사실상 금속노조 중앙지침을 따르지 않기로 한 것은 한-미자유무역협정을 두고 조합원 사이에 찬반 의견이 팽팽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국민 생존권 보호와 사회적 공익을 위한 파업이라는 금속노조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외부 여론이 부정적인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따라서 금속노조는 이번 파업을 결정했던 대의원대회와 찬반투표를 제안했던 중앙집행부, 이를 거부한 중앙위원회 등 의사결정 과정의 문제 등을 둘러싸고 치열한 내부 갈등이 예상된다.
한편, 금속노조 쪽은 전국 230여개 지부·지회가 대의원대회 결정에 따라 25일 호남·충청권 사업장이 2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또 26일과 27일엔 각각 수도권과 영남권 사업장이 2시간 부분파업, 28~29일엔 전 사업장이 각각 4시간, 6시간 동시 파업에 들어간다. 금속노조 쪽은 이번 파업 기간 전체 조합원 15만명 가운데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 4사 조합원 9만여명을 포함해 모두 10만여명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