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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우리가 할수 있는 마지막 수단 이것밖에…”

등록 2007-07-04 18:41수정 2007-07-04 22:37

단식농성 들어간 KTX 여승무원들
4일 오전 서울역 광장. 케이티엑스(KTX) 여승무원들의 농성 천막 네 동이 처연하게 장대비를 맞고 있었다. 아스팔트에서 튕겨진 빗물이 천막 안으로 쉼없이 튀어들었다. 농성장의 여승무원들은 ‘단식’이라고 적힌 푯말을 목에 걸었다. 철도공사의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에 나선 31명(새마을호 승무원 3명 포함)이다.

전날인 3일부터 시작한 단식 농성에는 노조 간부뿐 아니라 일반 조합원들도 상당수 동참했다. 몸이 허약한 일부 조합원들은 이날 오후 구토나 현기증을 겪기 시작했다. 그나마 비가 내려 선선했지만, 조만간 닥칠 ‘폭염’도 걱정이다.

대부분은 가족에게 단식 사실조차 알리지 못했다. 일부 조합원들의 부모들이 옷가지를 건네주러 찾아왔을 땐 농성장이 눈물바다가 됐다. 민세원 철도노조 케이티엑스 열차승무지부장은 “조합원들에게 단식 동참 여부를 물었더니 45명이나 손을 들어 일부는 만류했다”며 “상식이 통하지 않는 공사를 상대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수단은 이제 이게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오는 13일로 케이티엑스 여승무원들의 장외 농성은 500일째를 맞는다. 철도공사의 자회사인 철도유통에서 해고된 여승무원들은 지난해 3월부터 지금까지 철도공사의 직접 고용을 요구해 왔다. 지금까지 끈질긴 장기 농성을 벌이는 이들은 애초 380명의 승무원 가운데 외주 용역업체로 옮겨 근무할 것을 완강히 거부하는 72명이다.

여승무원들의 기록적인 농성 투쟁에도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지난 1일 비정규직법이 시행되기 훨씬 이전부터 이들의 고용 문제는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꼽혀왔다. 하지만 지난달 27일 정부가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에서 여승무원들의 직접고용 문제는 끝내 빠졌다. 여승무원들의 농성장도 낙담과 분노에 휩싸였다. 올해 초 적극적 중재 노릇을 장담했던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관계 부처의 반대”를 이유로 이날 철도공사 노사에 공을 넘겨 버렸다.

철도공사 노사는 여승무원의 직접고용 문제를 놓고 5일 마지막 교섭을 벌인다. 하지만 공사 쪽은 케이티엑스와 새마을호 승무원 고용 문제에 대해 “직접고용은 수용할 수 있지만, (이미 외주화를 결정한) 승무 업무를 맡길 수는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철도노조는 이날 교섭에서도 진전이 없으면 이철 사장 퇴진 운동에 들어갈 방침이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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