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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비정규직 용역직화, 수많은 ‘이랜드’들

등록 2007-07-13 19:52수정 2007-07-13 23:21

도로공사·철도공사·두산건설·르네상스호텔
피자헛·한국은행·서울대병원·세이브존…
두 노총 ‘차별실태’ 조사결과

‘백지계약서, 해고, 외주화, 그리고 절망 ….’

비정규직법 시행을 계기로 일선 기업과 기관의 ‘비정규직 축출’ 움직임이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양대 노총이 각각 조사한 ‘비정규직 노동자 피해 사례’를 보면, 비정규직 차별 시정을 회피하기 위한 외주용역화 등 ‘비정규직 고용 조정’이 유통·금융업종뿐 아니라 공공기관을 포함한 모든 업종에서 벌어지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날 이랜드그룹 외에도 코레일, 서울대병원, 두산건설, 세이브존, 피자헛, 롯데호텔, 동국대, 한국은행, 경북대병원, 송파구청 등 18곳에서 벌어진 계약해지·외주화·직군분리 등 비정규직 피해 사례를 발표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2년 넘게 근무한 비정규직을 단계적으로 정규직화한다고 노조와 합의했으나, 정작 2년이 되기 전에 비정규직과 근로계약을 해지해 올해 들어서만 70~80명이 해고됐다고 민주노총은 밝혔다. 또 세이브존은 비정규직 230여명이 해온 계산업무를 용역으로 전환했고, 한국은행도 지난 4월부터 비서업무를 파견업체 인력으로 대체했다.

한국노총도 지난달 4일부터 22일까지 공공부문과 금융·서비스·제조업종 기업 56곳을 직접 방문조사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를 보면 한국도로공사가 고속도로 영업소의 비정규직 2천여명을 모두 외주용역 업체 직원으로 전환할 예정이고, 우정사업본부도 택배원(419명)과 일용직 배달원(2704명) 등의 업무를 외주용역업체에 넘길 것을 고려하고 있다.

또 서울대병원은 언제든지 해고할 수 있는 이른바 ‘0개월 계약’을 맺어 비정규직을 고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3일 이 병원에서 해고된 비정규직 강아무개씨는 2005년 입사 뒤 6개월 단위로 다섯 차례의 근로계약을 맺었으나, 모두 근로계약 기간이 명시되지 않은 ‘백지계약’이었다. 송파구청의 한 비정규직 노동자는 11년 동안 근로계약서를 한번도 쓰지 않고 일을 해오다, 최근 돌연 계약만료를 통보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국도로공사는 “1995년부터 단계적으로 외주화를 진행해 왔고, 직영으로 남아 있는 직원 2천명에 대해서도 2009년까지 외주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서울대병원은 “2년이 안 된 비정규직 직원 가운데 그만둔 사람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14명뿐이며 모두 본인이 원해서였다”고 전했고, 우정사업본부는 검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다른 기업들은 대부분 두 노총의 주장에 대해 “규모가 과장됐다”거나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두 노총은 “피해 사례가 주로 노조가 있는 사업장에서 수집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 해고당하거나 외주용역 업체로 전직을 강요받는 비정규직은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보연 김양중 김정수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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