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안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이준안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이 조합원들의 불신임을 받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언론노조는 20일 서울 성균관대 유림회관에서 중앙위원회를 열어 이 위원장이 직권으로 상정한 재신임안을 부결시켰다. 투표에 참가한 중앙위원 97명 가운데 83.5%인 81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찬성은 16명(16.5%)에 그쳤다. 회의에는 중앙위원 168명 가운데 102명이 참석했다. 이 위원장 소속사인 한국방송 본부 중앙위원은 37명 가운데 8명만이 참석했다.
이날 재신임투표는 이 위원장이 지난 10일 언론노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제안한 것이다. 이 위원장은 “전임 집행부의 회계부정 의혹을 조속하고 명명백백하게 밝히고자 조합원의 민주적 절차 없이 검찰에 고발한 것이 결과적으로 언론노조뿐 아니라 민주노동당·민주노총 등 범진보진영에 큰 부담을 준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재신임을 묻는 이유를 밝혔다.
이 위원장은 그동안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 등의 따가운 눈총과, 친정 격인 한국방송 본부의 지속적인 ‘언론노조 옛 집행부 때리기’ 사이에서 리더십의 한계를 느껴왔다. 한국방송 소속 중앙위원들이 이날 다수 불참한 것도 이 위원장과 출신 조직 사이의 거리감을 보여준다.
언론노조는 이날 최창규 부위원장을 위원장 직무대행으로 선임하고, 곧 새 위원장을 선출하기로 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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