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뉴코아 노조원들이 29일 새벽 서울 서초구 잠원동 킴스클럽 강남점을 점거한 뒤 “외주화 중단하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얼굴에 덮은 채 바닥에 누워 잠을 자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강제 해산 9일만에…“무기한 농성” 밝혀
이랜드계열사 매장 점거농성이 강제 해산된 지 9일 만인 29일 이랜드 노조원들이 서울 서초구 뉴코아 강남점을 다시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이랜드 일반노조와 뉴코아 노조,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 등 350여명은 이날 24시간 영업을 하는 뉴코아 강남점 킴스클럽에 미리 들어가 있다가 새벽 2시10분께 일제히 카트로 계산대를 막으면서 매장을 점거했다. 이 과정에서 일반 손님과 직원 등 200여명은 별다른 충돌 없이 그대로 매장 밖으로 빠져나왔다.
이미애 이랜드 일반노조 상황실장은 “회사 쪽이 공권력 투입 뒤 협상에 제대로 응하지 않고 있어 다시 점거농성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며 “뉴코아 계산원의 용역화 완전 철회와 비정규직 차별 시정을 통한 고용보장이 성취될 때까지 무기한 점거농성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 쪽은 김경욱 이랜드 일반노조 위원장과 이남신 수석부위원장 등 노조 핵심부가 구속된데다 회사 쪽이 손해배상소송을 낸 뒤 일반 조합원의 월급통장까지 가압류하는 등 퇴로를 열어 놓지 않아, 사실상 교섭을 통한 해결에 기대를 걸 수 없다는 태도다.
이에 회사 쪽은 보도자료를 내어 “뉴코아 노조와 이랜드 일반노조가 29일 오후 4시에 협상을 하자는 제안서를 30일 새벽 0시10분께 회사 쪽에 보낸 뒤 2시간 만에 강남 뉴코아를 점거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회사는 노조가 매장 점거를 중단하는 즉시 교섭을 갖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랜드 노사는 공권력 투입을 통해 점거농성이 강제 해산된 지 6일 만인 지난 26일 한 차례 만나 교섭 재개를 시도했지만, 협상 장소와 대표 자격을 놓고 실랑이만 벌이다 헤어지는 등 대화 자체가 단절된 상태였다.
한편, 노조가 뉴코아 강남점을 점거하자 관할 서초경찰서는 주변에 전경 15개 중대 1200여명을 투입해 노조원들이 추가로 매장에 들어가는 것을 막았다. 이상수 서초경찰서 경비과장은 이날 오후 늦게까지 “공권력 투입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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